가양 강변3단지 리모델링 포기…"규제완화 기대" 재건축 선회
서울 강서구 가양동의 준공 31년차 아파트인 강변3단지(사진)가 리모델링에서 재건축으로 정비 사업 방향을 틀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재건축 규제 완화 기대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2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이 단지는 최근 리모델링 대신 재건축을 추진하기로 방침을 바꿨다. 이를 위해 기존 리모델링 사업 추진위원 대신 새 재건축 사업 추진위원들을 다시 뽑았다.

강변3단지는 1992년 지어져 올해로 31년차가 된 아파트다. 재건축 사업 추진 기준 연한인 30년을 넘었다. 총 12개 동, 1556가구 규모의 한강변 대단지인 데다 가양대교와 서울지하철 9호선 가양역을 끼고 있다. 이 때문에 길 건너 있는 가양6단지와 더불어 가양동의 핵심 단지로 꼽혀 왔다.

당초 강변3단지 주민들은 재건축 대신 리모델링을 선택했다. 이 단지의 현재 용적률은 212%로 재건축을 하기에는 다소 높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 단지는 2019년부터 준비해 지난해 6월 리모델링 주택조합 설립 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리모델링 설계용역 업체를 선정한 뒤 올해 1월엔 리모델링 사업을 위한 주민 설문조사도 했다. 총 1556가구 중 688가구 주민이 설문조사에 참여해 88.9%가 리모델링에 찬성했다.

그동안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면서 최근 집값도 크게 올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이 아파트 전용 39㎡는 신고가인 8억원에 매매됐다. 지난해 5월 7억원 최고가를 기록한 이후 9개월 만에 1억원이 올랐다.

그러나 대선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 윤 당선인의 용적률 기준 및 안전진단 완화 공약과 더불어 서울시의 재건축 35층 층수 규제 완화 등이 주민들의 마음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상당수 주민이 “새 정부가 들어서면 규제가 풀릴 수 있으니 재건축 사업으로 가자”고 꾸준히 요구했다. 심성희 강변3단지 리모델링추진위원장은 “아무래도 할 수만 있으면 재건축이 리모델링보다 낫다는 기류”라며 “정비사업 방식을 바꾼 만큼 규제 완화 시기를 기다리면서 사업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