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창립 50주년, 권오갑 회장의 반성…"세계 1등 현실에 안주"
“최근 10년은 창사 이후 가장 힘들었던 시기였습니다. 조선 불황이 주요 원인이지만 세계 1등이라는 현실에 안주한 채 미래에 대한 준비를 제대로 못 한 우리에게도 책임은 있습니다.”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회장(사진)은 24일 그룹 창립 50주년을 맞아 임직원들에게 보낸 인사말을 통해 이렇게 말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역사는 현대조선이 1972년 3월 23일 울산 동구 미포만에서 현대울산조선소 기공식을 열면서 시작됐다.

이날 권 회장은 변화를 강조했다. 그는 “여전히 ‘하던 대로’의 습관이 곳곳에 남아 있고 ‘변화의 불편함’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현상도 발견된다”며 “새로움과 변화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창조적 예지’를 변화의 동력으로 제시했다. 그는 “만 57세의 나이에도 조선소를 짓겠다고 생각한 정주영 창업자의 창조적 예지가 지금의 현대중공업그룹을 만들었다”며 “우리 스스로 어떤 창조적 예지가 있는지 질문하고 실천해나가야 한다”고 했다.

연구개발(R&D)의 중요성도 역설했다. 권 회장은 “아무도 갖지 않는 독보적인 기술을 갖고 있을 때 지속가능한 기업이 될 수 있다”며 “자율운항 시스템, 탈탄소 미래형 선박, 친환경 바이오 연료, 스마트 팩토리, 헬스케어 분야에서 그룹의 미래를 현실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