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기반차량(PBV·purpose built vehicle)은 소비자가 원하는 대로 용도를 달리할 수 있는 이동 수단이다. 내·외부 디자인은 물론 좌석 배치, 각종 전자제품 적용 여부까지 맞춤형으로 설계할 수 있다. PBV는 단순한 탈 것이 아니라 움직이는 생활공간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현대자동차그룹이 PBV 사업에 뛰어들겠다고 밝힌 것은 2020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에서다. 정의선 회장(당시 수석부회장)이 직접 마이크를 잡고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PBV의 외관은 차체 길이가 4~6m 정도인 박스 형태 차량이다. PBV는 차체를 움직이는 하부와 사람 또는 사물을 위한 상부로 나눌 수 있다. 상부 설계나 디자인을 바꾸면 전혀 다른 차량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 소비자가 원하는 대로 설계할 수 있어 이동수단과 무관한 용도로 사용할 수도 있다. 오피스, 식당, 카페, 숙박공간, 약국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현대차그룹은 PBV에 자율주행 기술을 더하겠다는 계획이다. 완전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하면 탑승자는 PBV 내부에서 자유롭게 업무를 볼 수 있다. 추후 PBV 여러 대를 연결할 수 있는 ‘도킹 스테이션’도 구축할 예정이다. 여러 종류의 PBV를 한데 모으면 새로운 복합 공간을 만들 수 있다는 게 현대차그룹 관계자의 설명이다. 각종 의료용 PBV를 모아 하나의 종합병원을, 카페용 및 전시용 PBV를 모아 복합문화공간을 조성하는 방식이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지난해 한국경제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PBV를 통해 고객의 수요에 맞춘 목적형 차량을 제공하는 게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