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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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과 한국의 정권교체 등 혼란을 바탕으로 한 테마주 매매가 극성이다. 외국인까지 단타 매매에 가세해 급등락세에 기름을 붓고 있다. 급등락의 가파른 수준이 시장을 흔들 정도가 되면서 일각에서는 작전세력이 붙어 주가를 조작하는 '작전주'나 다름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25일 오전 9시53분 현재 안랩은 전일 대비 4700원(3.24%) 하락한 14만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일에 이어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 회사는 전일 개장 직후에는 21만8500원(+24.29%)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가를 썼지만, 이후 급락하며 17.52%가 빠진 14만5000원에 마감됐다. 하루 동안의 변동폭이 41.81%에 달했다.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이 차기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를 맡을 것이란 기대에 안랩은 대선 직후부터 상승세를 탔다. 특히 8거래일 연속 10% 이상씩 오른 지난 14~23일의 급등세는 외국인이 만들었다. 이 기간동안 외국인은 안랩 주식을 1419억9500만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안랩에 대한 외국인 매수세에는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사이버전을 벌이면서 컴퓨터 보안 업종의 수혜가 기대된다는 논리도 붙었다.

급등하던 주가는 하루만에 크게 무너졌다. 외국인이 물량을 쏟아내면서다. 전일 외국인은 안랩 주식 169억5500만원 어치를 팔아 치웠다. 55억4700만원 어치의 기관의 매도물량을 더해 222억3200만원 어치를 개인이 받아냈다. 이날 개인의 평균 매수가는 17만2779원으로, 종가 대비 16.08% 낮은 수준이다.

외국인이 안랩 주식으로 단기 매매를 통해 차익을 챙기고 빠진 사실도 확인됐다. JP모건은 지난 17일 기준 안랩 주식을 단순 투자목적으로 53만8878주(지분율 5.38%) 보유하고 있다고 21일 공시했다. 사흘 뒤인 전일에는 대량보유를 공시한 지난 21일 기준으로 보유한 주식이 7만9191주 뿐이었다고 다시 공시했다. 대규모 물량을 보유한 사실을 공시하기 전부터 사들였던 주식을 팔아치우고 있었던 셈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영향을 바탕으로 한 테마주들의 순환매도 활발하다. 곡창지대인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식량 우려가 커진 영향으로 농업, 축산업, 수산업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순차적으로 급등세를 보였다.

사료 기업의 주가 상승세가 거세다. 현대사료는 이날 현재 상한가를 기록 중이다. 지난 21일부터 5거래일 연속 개장과 동시에 상한가로 직행했다. 곡물 가격 상승이 사료 가격도 밀어 올려 사료 기업들의 수익성이 향상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다. 한일사료도 현대사료와 함께 21~22일에는 상한가를 기록했지만, 이후 장중 급등락세를 반복하며 종가 기준으로는 횡보하고 있다. 이날은 1,74% 상승한 4095원에 거래되고 있다.

수산기업인 동원수산한성기업의 주가도 전일 나란히 상한가를 기록했다. 동원수산은 이날도 10.74% 상승 중이다. 러시아에 대한 제재로 수산물 공급이 줄어 가격이 오르면 수산기업의 수혜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이미 러시아 상공이 막히면서 노르웨이에서 항공편으로 수입되는 연어와 고등어 가격이 오르는 중이다. 다만 한성기업(-5.08%)을 비롯해 사조씨푸드(-6.80%), CJ씨푸드(-2.85%) 등 다른 수산기업들의 주가는 이날 약세다.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전운에 가장 먼저 반응한 비료기업들의 주가도 급등락세를 반복하고 있다. 남해화학효성오앤비는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서방국가들과 러시아의 갈등이 불거진 지난달 초부터 상승세를 탔고, 이달초 급등세를 보였다가 조정을 받은 뒤, 최근 다시 급등하고 있다.

앞서 비료기업들의 주가는 작년 11월초를 전후해서도 급등락한 바 있다. 중국이 요소 수출을 규제하면서 요소 비료 가격이 급등했다가, 요소 수입이 정상화되면서 주가가 급락해 요소 대란 전보다 낮은 수준까지 밀렸다.

남해화학은 작년 10월19일 종가는 1만1450원이었다가, 요소 품귀 사태가 극에 달한 같은해 11월4일에는 1만5400원까지 34.50%가 올랐다. 하지만 요소 수급이 정상화 조짐을 보이자 급락세를 타며 작년 11월30일에는 9950원으로 고점 대비 35.59% 하락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