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만 받아라" 주주 등쌀에…셀트리온 대표 "수용하겠다"
“주가가 35만원이 될 때까지 최저임금만 받고 일해라”, “대표가 최저임금 받는다고 주가가 오르냐”….

25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셀트리온 정기 주주총회에선 때 아닌 ‘대표이사 최저임금 지급’을 놓고 주주 간 가벼운 설전이 벌어졌다.

이날 주총에서 소액주주연대를 대표해 나온 한 주주는 “주가가 35만원이 될 때까지 기우성 대표이사 부회장과 서진석 이사회 의장은 최저임금만 받고 근무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서 의장은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소액주주연대 대표는 주가 하락에 따른 주주의 고통분담을 대표이사 최저임금 지급 제안의 이유로 내세웠다. 셀트리온 주가는 이날 오전 현재 16만6500원 수준이다. 작년 초 34만원대의 절반 수준이다.

주총 진행을 맡은 기 부회장은 처음엔 주주 제안에 “종합적으로 고민해보겠다”고 했다가 재차 요구가 나오자 “동의하겠다”며 주주 제안을 수용했다.

'최저임금 급여'를 주장한 주주는 “주가 35만원을 회복하면 그때까지 받지 못한 급여를 소급해 지급하라”고 했다.

기 부회장은 “경영자로서 주가가 크게 하락한 데 대해 정말 죄송하다”고 했다. 한 주주는 "대표가 최저임금만 받는다고 주가가 오르는 게 아니다"는 의견도 내놨다.

임직원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부여에 대한 주주 의견도 나왔다. 한 주주가 “신주를 발행해 스톡옵션을 부여할 게 아니라 자사주를 활용해야 한다”고 했고, 기 부회장은 이 제안도 수용했다.

주가 부양을 위한 자사주 소각 요구에는 “회사가 미래 비전을 달성하고 퀀텀점프를 하기 위해서는 인수합병(M&A) 재원이 필요하다”며 “자사주 소각으로 단기적으로 주가에 영향을 주기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회사를 이끌어야 한다”고 했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