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륭한 CEO 리크루팅에 대하여③[PEF썰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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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 CFO Insight]
김수민 (UCK파트너스, 대표이사)
smk@uckpartners.com
김수민 (UCK파트너스,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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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칼럼에서 훌륭한 CEO(최고경영책임자)의 6개 자질 중 ①기업가치에 대한 명확한 이해 ②리더십과 조직 관리 능력 ③높은 자존감과 철저한 자기 관리 이렇게 3가지를 말씀드렸습니다. 오늘은 나머지 3가지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④ 성공의 트랙 레코드
CEO를 선발할 때 성공을 많이 해본 사람과 실패를 많이 해본 사람 중 누구를 선택해야 할까요? 당연히 성공 체험이 많은 사람을 선택해야합니다. 실패해본 경험이 중요하다고들 하지만 여러 성공 경험들 가운데서 경험한 실패가 더 빛나고 값진 것입니다. 이 문제는 바로 이전 칼럼에서 CEO의 3번째 자질로 언급한 자존감과도 밀접하게 연결이 됩니다. 성공 체험을 많이 해본 사람은 자신감과 자존감이 높고 그렇기 때문에 더 겸손하고 자신을 낮추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기 때문에 주위의 지원과 도움을 많이 얻어내고 따라서 새로운 임무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평상시보다 위기가 닥쳤을 때 CEO의 성공 체험은 더 큰 위력을 발휘합니다. 반대로 성공 체험이 부족한 사람은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을 때 본능적으로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앞서게 되고 상황을 정면 돌파하기보다는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궁리를 하게 됩니다.
그런데 CEO 후보자들의 이력서를 보면 대체적으로 성공의 경험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그 중에서 CEO의 역할 수행과 연관이 높고 유의미한 성공 체험이 값진 것이고, 그 결과가 실적과 트랙레코드로서 증명 가능해야 합니다. 앞서 여러 번 언급한 것처럼 CEO는 그 자체로서 별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직군입니다. 따라서 최고의 트랙레코드는 CEO로서 한 회사를 맡아서 기업가치를 키워낸 실적이 되겠죠. 그러나 아직 우리나라에는 그 정도로 잘 준비된 CEO 후보자들의 풀이 크지 않습니다. CEO를 해보지 않은 사람은 CEO가 될 수 없는 것이냐는 반박 또한 설득력이 있습니다. 후보자가 CEO로서의 트랙레코드가 없다면 CEO의 역할과 가장 유사한 경험을 평가해야 합니다. CEO를 GM(General Manager)이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이전에 GM으로서 작더라도 어떤 조직이나 사업 단위 전체를 총괄하는 임무와 역할을 수행한 경험이 있고 거기서 성공을 체험한 사람이 CEO로서 성공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면에 기업의 특정 기능에서 깊은 전문성을 가지고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아온 사람이 GM 역할도 잘 할 것이라는 섣부른 가정은 상당히 위험합니다.
⑤ 업종 전문성은 필수가 아니라 선택
독자들의 일반적인 생각과 가장 다를 것 같은 것이 CEO에게 업종 전문성이 얼마나 중요하냐라는 질문에 대한 제 의견일 것 같습니다. 물론 다른 조건이 동일하다면 업종 전문성이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것이 좋겠죠. 그러나 앞서 설명 드린 것처럼 훌륭한 CEO가 갖추어야 할 스킬셋은 다양하며 그것들을 두루 갖춘 사람을 찾는 것은 굉장히 힘듭니다. 그리고 그런 자질들의 대부분이 소프트한 기준들이어서 식별하고 평가하는 일 또한 만만치가 않습니다. 거기에 업종 전문성을 CEO의 중요한 기준으로 덧대게 되면 잘못된 의사결정을 하기 쉽습니다. 업종 전문성은 이력서에서부터 식별이 잘되는 기준이기 때문에 판단이 애매한 다른 중요한 기준들보다 우위에서 작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업종에 대한 전문성은 오히려 피인수 회사에서 오래 일해온 사람들이 가장 높습니다. 더구나 PE가 투자할 법한 특정 니치 시장의 업체인 경우는 동종 업계 내에서 인재의 풀이 매우 좁아서 CEO감을 찾기가 어렵고 또한 외부에서 합류한 사람이 그 업에 대해서 기존 직원들보다 더 잘 알기도 매우 어렵습니다. 오히려 CEO가 이 업을 좀 알고 이전에 종사해봤다는 선입관과 자만심이 회사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오는데 종종 장애요인으로 작용합니다. 여러 번 말씀드리지만 CEO 리크루팅은 전문적인 GM 또는 경영의 전문가를 찾는 것이지 산업의 전문가를 찾는 것이 아닙니다.
CEO에게 업종 전문성이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정도가 아니라 반드시 피해야 하는 해악이 될 때도 있습니다. PE가 투자 수익을 내고 기업가치 개선을 하기 위해서 큰 변화나 트랜스포메이션이 필요한 경우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원래 이 사업은 이렇게 하는 것이 맞다" 또는 "우리는 그동안 이렇게 해서 성공해왔다"라는 고정 관념들이 회사의 발전을 저해하고 경쟁에서 뒤쳐지게 하며 회사를 서서히 갉아먹어 결국은 무너지게 만듭니다.
⑥ 개인이 아니라 팀으로서 완전함을 추구
보통 PE가 회사를 인수하게 되면 CEO, CFO(최고재무책임자)와 더불어 마케팅이나 영업 담당 임원 또는 제조나 생산 담당 임원을 포함하여 3~4인 체제로 최고경영진을 구축합니다. 이 과정에서 외부 인사 영입과 내부 인사 중용을 적절하게 조합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영업이나 제조는 회사에서 오래 근무했거나 업계의 사정에 밝은 사람이 담당하고 CFO나 마케팅은 외부에서 영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CEO의 역할은 내부의 인재와 외부의 인재, 업종의 특수성과 기능의 전문성, 내부의 히스토리와 외부의 객관적 시각을 잘 엮어서 최고의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CEO를 타 업종 등 외부에서 영입한다면 업계와 회사 사정에 대해 정통한 내부 인사를 중용해야 하고, 만일 CEO가 상대적으로 재무에 대한 경험과 역량이 부족하다면 뛰어난 CFO를 선발하여 CEO를 보좌하고 부담을 덜어주게 해야 합니다.
CEO를 영입할 때 모든 것을 다 갖춘 한 명을 찾기보다는 CEO를 필두로 어떤 팀을 구축함으로써 경영진의 완전함을 추구할 것인지의 관점을 가지고 고민을 하고 의사결정을 해야 합니다. 이를테면 CEO, CFO, CMO(최고마케팅책임자) 3개의 핵심 포지션을 리크루팅한다고 했을 때 각 포지션별로 최고 후보자를 독립적으로 결정하고 각각 채용을 진행하는 Sum Of The Parts 방식으로 끝내기보다는 각 포지션별 최종 후보자들 중 어떠한 3인의 조합이 가장 최적의 팀을 만들지에 대한 고민을 병행해야 합니다.
총 세 번의 칼럼에 걸쳐서 제가 생각하는 훌륭한 CEO에게 요구되는 6개의 자질에 대해서 설명 드렸습니다. CEO에게 필요한 자질을 정의한 다음에는 그런 자질을 갖추고 있는 후보자들을 어떻게 찾아내고 평가하고 최종적으로 의사 결정할 것이냐는 질문이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CEO 리크루팅에서 가장 어렵고 그렇기 때문에 실수와 오류가 많은 대목이기도 합니다. 그 질문에 대해서는 다음 번 칼럼에서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정리=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④ 성공의 트랙 레코드
CEO를 선발할 때 성공을 많이 해본 사람과 실패를 많이 해본 사람 중 누구를 선택해야 할까요? 당연히 성공 체험이 많은 사람을 선택해야합니다. 실패해본 경험이 중요하다고들 하지만 여러 성공 경험들 가운데서 경험한 실패가 더 빛나고 값진 것입니다. 이 문제는 바로 이전 칼럼에서 CEO의 3번째 자질로 언급한 자존감과도 밀접하게 연결이 됩니다. 성공 체험을 많이 해본 사람은 자신감과 자존감이 높고 그렇기 때문에 더 겸손하고 자신을 낮추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기 때문에 주위의 지원과 도움을 많이 얻어내고 따라서 새로운 임무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평상시보다 위기가 닥쳤을 때 CEO의 성공 체험은 더 큰 위력을 발휘합니다. 반대로 성공 체험이 부족한 사람은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을 때 본능적으로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앞서게 되고 상황을 정면 돌파하기보다는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궁리를 하게 됩니다.
그런데 CEO 후보자들의 이력서를 보면 대체적으로 성공의 경험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그 중에서 CEO의 역할 수행과 연관이 높고 유의미한 성공 체험이 값진 것이고, 그 결과가 실적과 트랙레코드로서 증명 가능해야 합니다. 앞서 여러 번 언급한 것처럼 CEO는 그 자체로서 별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직군입니다. 따라서 최고의 트랙레코드는 CEO로서 한 회사를 맡아서 기업가치를 키워낸 실적이 되겠죠. 그러나 아직 우리나라에는 그 정도로 잘 준비된 CEO 후보자들의 풀이 크지 않습니다. CEO를 해보지 않은 사람은 CEO가 될 수 없는 것이냐는 반박 또한 설득력이 있습니다. 후보자가 CEO로서의 트랙레코드가 없다면 CEO의 역할과 가장 유사한 경험을 평가해야 합니다. CEO를 GM(General Manager)이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이전에 GM으로서 작더라도 어떤 조직이나 사업 단위 전체를 총괄하는 임무와 역할을 수행한 경험이 있고 거기서 성공을 체험한 사람이 CEO로서 성공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면에 기업의 특정 기능에서 깊은 전문성을 가지고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아온 사람이 GM 역할도 잘 할 것이라는 섣부른 가정은 상당히 위험합니다.
⑤ 업종 전문성은 필수가 아니라 선택
독자들의 일반적인 생각과 가장 다를 것 같은 것이 CEO에게 업종 전문성이 얼마나 중요하냐라는 질문에 대한 제 의견일 것 같습니다. 물론 다른 조건이 동일하다면 업종 전문성이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것이 좋겠죠. 그러나 앞서 설명 드린 것처럼 훌륭한 CEO가 갖추어야 할 스킬셋은 다양하며 그것들을 두루 갖춘 사람을 찾는 것은 굉장히 힘듭니다. 그리고 그런 자질들의 대부분이 소프트한 기준들이어서 식별하고 평가하는 일 또한 만만치가 않습니다. 거기에 업종 전문성을 CEO의 중요한 기준으로 덧대게 되면 잘못된 의사결정을 하기 쉽습니다. 업종 전문성은 이력서에서부터 식별이 잘되는 기준이기 때문에 판단이 애매한 다른 중요한 기준들보다 우위에서 작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업종에 대한 전문성은 오히려 피인수 회사에서 오래 일해온 사람들이 가장 높습니다. 더구나 PE가 투자할 법한 특정 니치 시장의 업체인 경우는 동종 업계 내에서 인재의 풀이 매우 좁아서 CEO감을 찾기가 어렵고 또한 외부에서 합류한 사람이 그 업에 대해서 기존 직원들보다 더 잘 알기도 매우 어렵습니다. 오히려 CEO가 이 업을 좀 알고 이전에 종사해봤다는 선입관과 자만심이 회사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오는데 종종 장애요인으로 작용합니다. 여러 번 말씀드리지만 CEO 리크루팅은 전문적인 GM 또는 경영의 전문가를 찾는 것이지 산업의 전문가를 찾는 것이 아닙니다.
CEO에게 업종 전문성이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정도가 아니라 반드시 피해야 하는 해악이 될 때도 있습니다. PE가 투자 수익을 내고 기업가치 개선을 하기 위해서 큰 변화나 트랜스포메이션이 필요한 경우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원래 이 사업은 이렇게 하는 것이 맞다" 또는 "우리는 그동안 이렇게 해서 성공해왔다"라는 고정 관념들이 회사의 발전을 저해하고 경쟁에서 뒤쳐지게 하며 회사를 서서히 갉아먹어 결국은 무너지게 만듭니다.
⑥ 개인이 아니라 팀으로서 완전함을 추구
보통 PE가 회사를 인수하게 되면 CEO, CFO(최고재무책임자)와 더불어 마케팅이나 영업 담당 임원 또는 제조나 생산 담당 임원을 포함하여 3~4인 체제로 최고경영진을 구축합니다. 이 과정에서 외부 인사 영입과 내부 인사 중용을 적절하게 조합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영업이나 제조는 회사에서 오래 근무했거나 업계의 사정에 밝은 사람이 담당하고 CFO나 마케팅은 외부에서 영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CEO의 역할은 내부의 인재와 외부의 인재, 업종의 특수성과 기능의 전문성, 내부의 히스토리와 외부의 객관적 시각을 잘 엮어서 최고의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CEO를 타 업종 등 외부에서 영입한다면 업계와 회사 사정에 대해 정통한 내부 인사를 중용해야 하고, 만일 CEO가 상대적으로 재무에 대한 경험과 역량이 부족하다면 뛰어난 CFO를 선발하여 CEO를 보좌하고 부담을 덜어주게 해야 합니다.
CEO를 영입할 때 모든 것을 다 갖춘 한 명을 찾기보다는 CEO를 필두로 어떤 팀을 구축함으로써 경영진의 완전함을 추구할 것인지의 관점을 가지고 고민을 하고 의사결정을 해야 합니다. 이를테면 CEO, CFO, CMO(최고마케팅책임자) 3개의 핵심 포지션을 리크루팅한다고 했을 때 각 포지션별로 최고 후보자를 독립적으로 결정하고 각각 채용을 진행하는 Sum Of The Parts 방식으로 끝내기보다는 각 포지션별 최종 후보자들 중 어떠한 3인의 조합이 가장 최적의 팀을 만들지에 대한 고민을 병행해야 합니다.
총 세 번의 칼럼에 걸쳐서 제가 생각하는 훌륭한 CEO에게 요구되는 6개의 자질에 대해서 설명 드렸습니다. CEO에게 필요한 자질을 정의한 다음에는 그런 자질을 갖추고 있는 후보자들을 어떻게 찾아내고 평가하고 최종적으로 의사 결정할 것이냐는 질문이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CEO 리크루팅에서 가장 어렵고 그렇기 때문에 실수와 오류가 많은 대목이기도 합니다. 그 질문에 대해서는 다음 번 칼럼에서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정리=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