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NFT는 '예술과 금융의 가교'
200년 전통의 영어사전 출판사인 영국 콜린스는 한 해 동안 파급력이 컸던 사회적 이슈를 반영해 ‘올해의 단어’를 뽑는다. 2020년에는 ‘록다운(lockdown)’이, 지난해에는 ‘메타버스’ ‘크립토(암호화폐)’ 등 쟁쟁한 후보를 제치고 ‘NFT(대체불가능토큰)’가 선정됐다. 미술 경매시장에서 촉발된 NFT 열풍이 세계적으로 얼마나 거셌는지를 보여준다.

《NFT 미래수업》은 NFT의 개념과 기술적 특징, 사회적 현상, 경제적 가치 등을 설명한 교양서다. 저자는 JTBC ‘차이나는 클라스’에서 ‘코인 편’ 강의로 주목받은 암호화폐 전문가 홍기훈 홍익대 경영대 교수다. 홍 교수는 마치 방청객을 앞에 두고 교양 강의를 하듯이 NFT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이해하기 쉽게 풀어낸다.

NFT는 블록체인 시스템에 기록된 ‘콘텐츠 소유권 증명서’다. NFT 기술이 등장하면서 디지털 콘텐츠의 원본과 복사본을 구분할 수 있게 됐다. 원본의 소유권을 ‘블록’에 기록해 확고하게 보증할 수 있는 방법이 생긴 것이다. 저자는 “NFT는 예술과 금융이 디지털 세계에서 만나는 접점”이라며 “NFT의 목적은 디지털 문화예술 자산의 수집, 투자, 거래로 귀결된다”고 설명한다. NFT가 문화예술 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위한 자본 교환 및 조달 방식으로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는 의미다.

NFT 기술의 취약점도 조목조목 짚는다. NFT가 이용하는 블록체인 플랫폼도 해킹될 수 있으며, 소유권 분쟁이 발생했을 때 상황을 조율할 수 있는 주체가 존재하지 않는 점 등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고 지적한다.

그는 “NFT의 핵심은 기술이 아니라 작품이어야 한다”며 NFT로 자산을 저장했다는 이유로 가격이 급등하는 현상을 경계한다. 저자는 “NFT 기술이 작품 가치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지만, 작품 자체의 미학적 가치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송태형 문화선임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