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 늘어난다는데…대형 아파트 사도 괜찮을까? [심형석의 부동산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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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머니이스트
여건만 된다면 주택은 여유 있게 큰 것이 좋습니다. 오죽했으면 우리나라 주택수요자들이 집을 고를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기준이 여유 있는 공간이라고 할 정도입니다. 같은 규모의 아파트라도 내부구조가 크게 보이도록 설계한 아파트를 선호한다는 말입니다. 넓은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비용이 들어가니 일반인들은 적절한 면적을 선택해야 할 것입니다. 주택가격이 높아지면서 공간은 곧 돈이기 때문입니다.
인구구조의 변화와 아파트의 내부구조(unit)에서 발코니 확장이 가능해지면서 중대형 아파트의 인기가 예전만 못해졌습니다. 1, 2인 가구가 중심이 되면서 굳이 무리하게 넓은 집에 살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집이 넓을수록 유지하기 위한 관리비도 많이 나오고, 재산세 또한 많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앞으로도 1, 2인 가구의 증가세가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하므로 인구구조의 변화에 의한 소형 아파트의 강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세 가구 중 두 가구가 1, 2인 가구이니 이들을 대상으로 한 아파트 상품을 기획하고 분양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입니다.
아파트 내부의 발코니 확장이 2005년 12월부터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정확히 발코니와 베란다를 구별하기 힘들지만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아파트의 베란다는 발코니입니다. 이러한 발코니 확장이 가능하게 되면서 20평대는 30평대, 30평대는 40평형대에 가까운 면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최근 분양하는 아파트는 30평형대가 최대 규모의 상품인 경우도 많습니다. 40평형대가 있기는 하지만 몇 세대 안 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과거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을 때는 분양이 안 되니 무리하게 대형평형에 많은 세대를 배치할 수도 없었을 겁니다.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 또한 소형아파트가 높고 거래량 또한 대형 아파트를 추월했습니다. 1, 2인 가구가 주력 가구로 등장하면서 소형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에 발생한 당연한 가격과 거래량 차이일 겁니다. 하지만,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지금과는 정반대의 현상이 벌어졌었습니다. 중대형아파트의 분양이 많았으며 가격상승률 또한 높았습니다. 30평형대가 최소 규모였으며, 대부분의 분양단지에는 60평대까지의 상품이 구비되어 있었습니다. 청약경쟁률도 대형아파트가 높았으며 규모에 따른 아파트 간의 가격 차이 또한 컸었습니다. 주택사업자 입장에서는 대형아파트를 분양하는 것이 소위 말해 돈이 되었습니다. 자동차로 비유하자면 소형차 10대를 파는 것보다 대형차 1대를 파는 것이 더 이익이라는 말입니다. 고정비는 사전에 투입되었고 변동비의 증가 폭이 분양가 상승에 비해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고가 상품의 이익이 더 크게 발생하게 됩니다.
이러한 중대형아파트가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부동산전문가들은 두 가지 이유를 들어 이를 뒷받침합니다. 첫 번째는 희소성입니다. 그동안 공급이 줄어들었으니 수급 논리상 이제는 찾는 사람이 늘고 가격도 오를 것이라는 논리입니다. 물론 펜데믹에 따른 주택 선호가 달라진 점도 크게 작용했습니다.
두 번째는 규모에 따른 가격 차이가 줄어 갈아타기가 쉬워졌습니다. 소형아파트에서 중형아파트로 갈아타기 위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데 과거에는 이런 비용이 터무니없이 높았으나 현재는 합리적으로 줄어들어 큰 규모의 아파트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늘어난다는 겁니다.
세 번째는 유통량의 차이입니다. 중대형아파트는 중소형아파트에 비해 실수요자 비중이 큽니다. 이런 경우 부동산시장에 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줄어들게 됩니다. 매물이 줄어드니 가격이 유지 또는 오를 수도 있다는 논리입니다. 향후 주택가격이 하향 안정화된다면 이런 점이 오히려 큰 장점으로 부각될 수도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중대형 아파트가 소형보다 노후설계에 유리하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만 60세 이상이면 신청 가능한 역모기지론(reverse mortgage)인 ‘주택연금’으로 노후를 대비할 때는 대형이면서 아파트 가격이 비쌀수록 수령액이 높아집니다. 때문에 중대형아파트를 찾는 사람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물론 특정 지역에 한정되는 이야기입니다. 서울은 이미 2022년 2월 현재 평균 아파트 가격이 12억7000만원에 이르니 관련이 없습니다. 똘똘한 한 채로 쏠리는 주택수요도 여기에 한 몫을 할 겁니다.
우리보다 일찍 자산버블을 겪은 어느 국가에서도 대형 아파트의 가격이 다시 상승한다는 소식을 듣기는 쉽지 않습니다. 물론 초고가아파트나 초고가주택이 주목을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몇 백 억씩 하는 아파트는 정말 희소가치가 있고 부의 양극화가 계속되는 현재의 소득 불평등 하에서는 초고가 아파트의 가격이 오를 수는 있을 겁니다.
최근 168억9000만원의 공시가격이 발표된 더펜트하우스청담(전용 407.71㎡)이 전국 공동주택 가운데 가장 비싼 주택으로 조사됐습니다. 하지만 이는 그들만의 리그이기 때문에 확대 해석해서는 곤란합니다. 주택을 선택할 때 고려하는 요소 중 다른 여건이 다 동일하다면 대형 아파트에도 관심을 가져 볼 필요가 있다는 의미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인구구조의 변화와 아파트의 내부구조(unit)에서 발코니 확장이 가능해지면서 중대형 아파트의 인기가 예전만 못해졌습니다. 1, 2인 가구가 중심이 되면서 굳이 무리하게 넓은 집에 살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집이 넓을수록 유지하기 위한 관리비도 많이 나오고, 재산세 또한 많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앞으로도 1, 2인 가구의 증가세가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하므로 인구구조의 변화에 의한 소형 아파트의 강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세 가구 중 두 가구가 1, 2인 가구이니 이들을 대상으로 한 아파트 상품을 기획하고 분양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입니다.
아파트 내부의 발코니 확장이 2005년 12월부터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정확히 발코니와 베란다를 구별하기 힘들지만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아파트의 베란다는 발코니입니다. 이러한 발코니 확장이 가능하게 되면서 20평대는 30평대, 30평대는 40평형대에 가까운 면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최근 분양하는 아파트는 30평형대가 최대 규모의 상품인 경우도 많습니다. 40평형대가 있기는 하지만 몇 세대 안 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과거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을 때는 분양이 안 되니 무리하게 대형평형에 많은 세대를 배치할 수도 없었을 겁니다.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 또한 소형아파트가 높고 거래량 또한 대형 아파트를 추월했습니다. 1, 2인 가구가 주력 가구로 등장하면서 소형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에 발생한 당연한 가격과 거래량 차이일 겁니다. 하지만,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지금과는 정반대의 현상이 벌어졌었습니다. 중대형아파트의 분양이 많았으며 가격상승률 또한 높았습니다. 30평형대가 최소 규모였으며, 대부분의 분양단지에는 60평대까지의 상품이 구비되어 있었습니다. 청약경쟁률도 대형아파트가 높았으며 규모에 따른 아파트 간의 가격 차이 또한 컸었습니다. 주택사업자 입장에서는 대형아파트를 분양하는 것이 소위 말해 돈이 되었습니다. 자동차로 비유하자면 소형차 10대를 파는 것보다 대형차 1대를 파는 것이 더 이익이라는 말입니다. 고정비는 사전에 투입되었고 변동비의 증가 폭이 분양가 상승에 비해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고가 상품의 이익이 더 크게 발생하게 됩니다.
이러한 중대형아파트가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부동산전문가들은 두 가지 이유를 들어 이를 뒷받침합니다. 첫 번째는 희소성입니다. 그동안 공급이 줄어들었으니 수급 논리상 이제는 찾는 사람이 늘고 가격도 오를 것이라는 논리입니다. 물론 펜데믹에 따른 주택 선호가 달라진 점도 크게 작용했습니다.
두 번째는 규모에 따른 가격 차이가 줄어 갈아타기가 쉬워졌습니다. 소형아파트에서 중형아파트로 갈아타기 위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데 과거에는 이런 비용이 터무니없이 높았으나 현재는 합리적으로 줄어들어 큰 규모의 아파트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늘어난다는 겁니다.
세 번째는 유통량의 차이입니다. 중대형아파트는 중소형아파트에 비해 실수요자 비중이 큽니다. 이런 경우 부동산시장에 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줄어들게 됩니다. 매물이 줄어드니 가격이 유지 또는 오를 수도 있다는 논리입니다. 향후 주택가격이 하향 안정화된다면 이런 점이 오히려 큰 장점으로 부각될 수도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중대형 아파트가 소형보다 노후설계에 유리하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만 60세 이상이면 신청 가능한 역모기지론(reverse mortgage)인 ‘주택연금’으로 노후를 대비할 때는 대형이면서 아파트 가격이 비쌀수록 수령액이 높아집니다. 때문에 중대형아파트를 찾는 사람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물론 특정 지역에 한정되는 이야기입니다. 서울은 이미 2022년 2월 현재 평균 아파트 가격이 12억7000만원에 이르니 관련이 없습니다. 똘똘한 한 채로 쏠리는 주택수요도 여기에 한 몫을 할 겁니다.
우리보다 일찍 자산버블을 겪은 어느 국가에서도 대형 아파트의 가격이 다시 상승한다는 소식을 듣기는 쉽지 않습니다. 물론 초고가아파트나 초고가주택이 주목을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몇 백 억씩 하는 아파트는 정말 희소가치가 있고 부의 양극화가 계속되는 현재의 소득 불평등 하에서는 초고가 아파트의 가격이 오를 수는 있을 겁니다.
최근 168억9000만원의 공시가격이 발표된 더펜트하우스청담(전용 407.71㎡)이 전국 공동주택 가운데 가장 비싼 주택으로 조사됐습니다. 하지만 이는 그들만의 리그이기 때문에 확대 해석해서는 곤란합니다. 주택을 선택할 때 고려하는 요소 중 다른 여건이 다 동일하다면 대형 아파트에도 관심을 가져 볼 필요가 있다는 의미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