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당선인
윤석열 당선인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5일 첫 전화통화에서 “고위급 전략적 소통을 활성화해 한·중 관계 현안을 잘 관리해 나가자”는 데 합의했다. 또 “공급망, 보건, 기후변화, 환경,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 협력을 더욱 확대하자”고 했다.

윤 당선인과 시 주석은 이날 전화에서 이 같은 대화를 나눴다고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이 밝혔다. 2013년 3월 취임한 시 주석이 한국의 대통령 당선인과 통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통화는 이날 오후 5시30분부터 25분 동안 진행됐다.

두 정상은 “수교 30주년을 맞아 새로운 한·중 관계 발전을 이뤄 나가자는 데 뜻을 같이했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윤 당선인은 시 주석에게 “상호 존중과 협력의 정신으로 한·중 관계를 진전시키기 위해 시 주석과 함께 노력해 나가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양국은 이사 갈 수 없는 가까운 이웃”이라며 “양국 관계의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발전을 촉진해 두 나라 국민에게 혜택을 가져다 줄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자”고 화답했다.
시진핑 中 국가주석
시진핑 中 국가주석
두 정상은 “지난 30년간 높아진 양국의 국제 사회 위상에 걸맞게 지역·글로벌 이슈와 관련해서도 적극 협력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또 이른 시일 내 정상 회담을 개최하기 위해 긴밀히 소통하기로 했다.

윤 당선인은 하루 전날 북한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와 관련해 시 주석에게 “북한의 심각한 도발로 한반도와 역내 긴장이 급격히 고조돼 국민적 우려가 크다”고 전했다. 이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실현과 한반도 정세의 안정적 관리를 위해 양국이 긴밀히 협력하자”고 당부했다. 시 주석의 반응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날 통화는 시 주석 측이 먼저 제안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에선 한·미 동맹 강화를 기조로 하는 윤 당선인의 외교·안보정책이 시 주석과의 통화를 앞당겼다는 평가도 나왔다. 실제 윤 당선인은 선거 기간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추가 배치, 쿼드(미국·인도·일본·호주 등 4개 안보회의체)의 단계적 가입 등 중국에서 민감하게 반응하는 외교 공약을 발표했다. 20대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에도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우방국 정상들과 우선적으로 전화통화를 했다. 이는 중국을 미국과 함께 주요 2개국(G2)으로 대우해온 문재인 정부의 외교 노선과 뚜렷하게 대비된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