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국영 석유화학기업 시노펙이 러시아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를 일시 중단한다.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서방의 러시아 제재를 의식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로이터통신은 25일(현지시간)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해 시노펙이 러시아의 한 가스 화학 공장에 5억달러(약 6105억원)를 투자하기로 한 프로젝트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3대 석유 기업인 시노펙, 중국석유공사, 중국해양공사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의 제재가 미칠 영향에 대해 평가해왔고 비상계획 마련에도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중국 정부 관계자는 러시아 자산을 매입하는 등의 성급한 조치를 취하지 말라고 기업에 당부했다.

이전까지 중국 기업들은 서방 국가들의 러시아 제재 이후에도 러시아와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계속할 것임을 밝혀왔다. 그간 중국의 국영 및 독립 정유업체들은 러시아산 원유를 구매해 수혜를 누리기도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러시아 원유를 사지 않은 분위기에 수요가 줄어 가격이 하락하자 중국 기업들이 개별적 거래를 통해 거래해 이익들 누렸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중국도 서방의 제재를 의식하기 시작하는 모양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자국 기업들에게 러시아에 신중한 투자를 하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다. 로이터통신과 인터뷰 한 중국의 한 국영 석유회사 임원은 "요즘 같은 위기 상황에서 기업들은 중국의 외교 정책을 철저하게 따를 수밖에 없다”며 “기업들이 새로운 투자와 관련해 주도권을 가질 여지는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노펙은 관련 내용에 대해 언급을 거부했다. 중국 외교부도 러시아 투자 중단을 묻는 로이터통신의 질문에 답을 하지 않았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