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 사진=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만남이 4월 이후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윤 당선인은 '당장 다음주 찾아 뵙겠다'고 했지만 박 전 대통령측은 건강을 이유로 만남 일정을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 최측근인 유영하 변호사는 25일 밤 채널A 뉴스에 출연해 '윤 당선인이 다음주 찾아뵙겠다고 직접 얘기했는데 날짜를 조율 중인가'라는 질문에 "아니요"라고 답했다. 유 변호사는 "제가 '아직 대통령께서 건강이 완전히 회복되신 게 아니고, 또 이사오신지도 얼마 안 되시지 않냐. 그래서 그런 시간은 조금 나중에 한번 조율을 해보자'는 식으로 말씀을 전해드렸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의 박 전 대통령 사저 예방 시기는 4월 이후로 넘어갈 전망이다.

유 변호사는 '윤 당선인이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는 질문에 "공식적으로 저희한테 취임식에 초청하겠다는 얘기는 없고 언론을 통해 듣기는 들었다"고도 했다. 공식적으로 어떤 내용을 전달받은 바는 없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이 지난 24일 사저 입주 당시 "대한민국 발전에 작은 힘을 보태겠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서는 확대해석을 경계하는 목소리를 냈다. 그는 "정치를 다시 하신다는 얘기는 굉장히 구구한 억측이다. 그건 아닌 거라 본다"며 "국가 원로로서 본인이 갖고있는 지혜나 지식을 후배들에게 전달해서 후배들이 그걸 이어받아서 하도록 하겠다는 취지 아닌가 해석한다"고 말했다. 이와관련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 등이 '정치 재개를 의미한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오는 6월1일 지방선거부터 정치적 메시지를 낼 수 있느냐는 질문에도 조심스러운 답을 내놨다. 유 변호사는 "저는 대통령께서 정치적 메시지를 낸다는 부분은 제가 전해들은 바가 전혀 없다"며 "대통령이 선거에 대해 어떤 개인적인 견해를 밝히시는 건 제 개인 생각에는 없지 않겠나"라고 전했다.

가족들과 관련된 질문도 이어졌다. 그는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 박지만 회장하고 한두 번 정도 만났고, 전화 통화는 수시로 하는 등 소통은 있었다"면서도 "대통령께서 구치소에 계실 때는 가족들도 안 보셨고 다른 정치인들, 일반인들도 안 보셨다. 이유는 아마 언젠가 대통령께서 설명하실 것"이라고 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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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계획을 묻는 질문에 그는 "없다"면서도 명예회복을 위한 재심을 준비할 뜻을 밝혔다. 유 변호사는 "지금은 저도, 대통령님도 일단 건강 회복이 먼저고, 그 다음에 이제 대통령께서 하실 일이 있을 거라 본다"며 "탄핵은 돌이킬 수 없는 정치적 사건이 됐지만 개인적인 오욕을 씌운 판결만은 재심 청구를 통해 명예를 꼭 회복시키겠다. 시간이 흐를수록 역사의 심판으로 잘못된것은 잘못된 것대로, 억울한 일은 억울한 일대로 밝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구 달성군 사저 매입 비용에 대한 설명도 있었다. 그는 "구입 대금이 25억원이라 구입 대금을 개인적으로 차용했다.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에 있는 분들 도움을 받은 게 맞다"며 "일부는 지난번에 (박 전 대통령이) 냈던 편지책 저작료가 있으니 그걸 받아서 정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머지 부분은 제가 변제 계획을 갖고 있어서 그걸 대통령께 말씀드렸고, 또 대통령께 가족분들이 있으니 그분들이 지금 도움을 주셨고 앞으로도 도움을 주실 거라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 전 대통령이 전날 처음 집을 본 소감을 묻는 질문에 유 변호사는 "집을 둘러보시고 '집이 생각보다 좋다' 이 말씀은 계셨다"고 전했다.

앞서 유 변호사는 TV매일신문 유튜브 방송 '관풍루'에 출연해서도 대구 사저 매입 비용에 대해 "일정 부분 가세연이 도움을 준 게 맞다. 그 돈은 차용한 것으로 차차 갚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이 옥중에서 받은 지지자들의 편지와 답장을 묶어서 펴낸 책 '그리움은 아무에게나 생기지 않습니다'의 인지세 등으로 변제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한편 유 변호사 개인에 관한 질문도 이어졌다. 그는 최근 대구로 주소를 이전, 대구시장 출마설이 돌고 있다. 그는 이에 대해 "대구로 내려가서 정치를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안 한 건 아니다"라며 가능성을 내미쳤다. 그러면서 "출마한다면 (박 전 대통령이) 반대는 안 할 것이지만 결정은 제가 한다"고 말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