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아시아 최고 금융그룹 도약”
함영주 신임 하나금융그룹 회장(사진)이 하나금융을 아시아 최고의 금융그룹으로 키우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자산관리·기업금융 업무를 강화하고 비은행 부문 인수합병(M&A)에도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아시아 현지 금융사에 대한 M&A와 지분투자를 중심으로 글로벌 진출을 확대하고 디지털 체질 개선에 힘쓰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함 회장은 27일 취임 인사를 통해 "지금은 저성장 고착화, 고령화 가속, 금융업의 경계 해체 등 금융의 변곡점"이라며 "주주가치와 기업가치를 높이고, 투명하고 공정하며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통해 하나금융그룹을 진정한 아시아 최고 금융그룹으로 성장시킬 수 있도록 헌신하겠다"고 밝혔다.

함 회장은 앞서 25일 개최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김정태 전 회장의 뒤를 이어 신임 회장으로 정식 취임했다. 임기는 3년이다.

2015년 KEB하나은행장, 2016년부터 겸직해온 하나금융 부회장을 거쳐 회장까지 오른 그는 '옛 것을 물들여 새로운 것을 만들어낸다'는 뜻의 염구작신(染舊作新)을 포부로 밝혔다.

그는 "임직원이 함께 이루어낸 과거 성과와 현재의 노력이 모여야만 진정한 하나금융그룹의 새로운 미래가 열리는 것"이라며 "모두의 기쁨 그 하나를 위하여 가장 앞장서서 길을 개척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함 회장은 아시아 최고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한 3대 전략으로 △강점 극대화 및 비은행 사업 재편 △글로벌 리딩 금융그룹 위상 강화 △디지털 금융 혁신을 제시했다.

우선 전통 금융사만이 가진 대면 채널의 장점과 비대면 채널을 결합해 자산관리·기업금융 경쟁력을 강화한다. 또 비은행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를 위해 그룹사 간 협업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비은행 부문 M&A에도 힘쓸 계획이다.

글로벌 사업에서도 비은행 부문 진출을 확대하기로 했다. 지역별로는 인도네시아·베트남 등 아시아 고성장지역에서 M&A와 지분투자를 확대하고, 미국·유로존 등 선진 시장에서는 국내 진출 기업과 연계한 투자은행(IB)·기업금융 사업을 강화한다.

디지털 인재 육성과 투자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자체적인 기술 역량을 강화하는 한편 혁신 스타트업 투자, 개방형 API 플랫폼을 통한 외부 연계도 확대해 금융플랫폼회사로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목표다.

하나금융은 코로나19 확산이 계속되고 산불 재해 등으로 사회적으로 어려운 상황을 고려해 별도의 취임식은 열지 않기로 했다. 대신 취임식에 들어갈 예정이었던 비용을 그룹 본점 사옥에서 경비·미화·시설관리 등의 업무를 하는 파견근로자에게 격려금으로 전달할 예정이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