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 신산업 육성 빛났다…660社 둥지, 3.5조 부가가치 창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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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차·물·로봇·의료·에너지와 스마트시티
강소기업 끌어들여 지역경제 체질 바꿔
대구시 무슨 노력했나
테스트베드 확충·R&D 지원·인재양성
"고급 인재 유출 막고 기업 유치 성공적"
강소기업 끌어들여 지역경제 체질 바꿔
대구시 무슨 노력했나
테스트베드 확충·R&D 지원·인재양성
"고급 인재 유출 막고 기업 유치 성공적"
대구시는 지난달 22일 경기 성남시 판교에 있는 베이리스(대표 김형준), 서울 서초구에 있는 비즈데이터(대표 김태진)와 투자유치 협약식을 열었다.
베이리스는 2024년까지 대구수성의료지구 2051㎡ 부지에 240억원을 투자해 판교 본사를 대구로 옮겨 짓기로 했다. 이 회사는 자율주행·차량관제·드론 원격관제 플랫폼과 드론스테이션, 인공지능(AI) 안면 인식솔루션, AI 디바이스 사업 등을 하고 있다. 대구시가 추진 중인 5+1 신산업 육성 정책 가운데 자율주행차(미래차)산업과 스마트시티가 이 회사의 사업 모델과 일치한다.
비즈데이터는 AI 빅데이터 전문 기업이다. 이 회사도 수성의료지구 1097㎡에 154억원을 투자해 본사와 연구시설을 건립하기로 했다. 서울 연구소 인력 20명을 대구로 재배치하고 89명의 신규 인력을 채용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자율 운영 기반의 수처리 솔루션을 핵심 사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국가물산업클러스터 등 국내 최고의 물산업 인프라가 있는 대구로 본사 이전을 결정했다. 두 기업의 대구 투자가 주목받는 것은 수도권 경제 집중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향했다는 것 때문이다.
권영진 대구시장이 취임한 2014년부터 대구시가 추진해온 5+1 신산업 혁신이 성과를 내고 있다.
지방정부가 추진한 산업 혁신이 지방의 경제 체질을 바꾼 흔치 않은 사례다. 물 미래차 의료 에너지 로봇 등의 신산업 영역에서 강소기업을 끌어들여 섬유 기계 자동차 하청 중심이던 산업구조를 변화시키고 있다. 과거처럼 대기업 공장을 주축으로 한 변화가 아니어서 시민 눈에 확연하게 띄지는 않지만, 대구의 경제 지표를 다양하게 바꾸고 있다.
대구시가 신산업 혁신을 위해 시도한 전략은 크게 세 가지다. 테스트베드 확충 및 연구개발 집중 지원, 그리고 인재 양성이다.
대구시는 신산업 분야의 테스트베드를 전략적으로 확충하며 기존 중소기업의 신기술 개발을 유도해 사업을 전환하고 역외 기업을 유치하는 전략을 폈다.
대구가 확충한 대표적인 테스트베드는 지능형 자동주행시험장(2014년)과 자율주행도로(100㎞), 국가물산업클러스터(64만㎡·2019년), 대구로봇산업클러스터 및 국가로봇테스트필드(16만㎡·2021년),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 스마트웰니스 규제자유특구(2019년), 수성알파시티(99만㎡), 스마트교통체계(알파브레인) 등이다. 테스트베드는 기업이 연구실에서 개발한 기술이 실제 환경에서도 적용되는지를 실험하고 증명(인증)해 사업화를 돕는 시설이다.
대구가 8년간 축적한 테스트베드는 6대 신산업 분야에서 강소기업을 대구로 유치하고 대구 기업의 디지털 전환을 촉진했다. 이 때문에 권 시장은 ‘테스트베드 시장’으로도 불린다. 테스트베드를 꾸준히 확충하고 2019년부터 신산업 인재 양성에 나선 결과 물산업, 자율차와 미래차부품, 스마트시티 분야 역외 앵커기업의 대구 진출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물산업 분야에서는 SM테크(대표 양철수), 에스씨솔루션(대표 나광윤), 의료 분야에서 플라즈맵(대표 임유봉), 미래차 분야에서 대동모빌리티(대표 이승원), 성림첨단산업(국내 복귀), 로봇 분야에서 옵티머스시스템(대표 김남혁), 정보통신기술(ICT) 융합 분야에서 베이리스(대표 김형준), 비즈데이터(대표 김태진) 등이다. 많은 기업이 수도권으로 향하는 가운데 대구로의 유입 흐름은 우리 경제의 고질적 문제인 수도권 집중과 지방 인재 유출을 막고 지방 경제 회생의 새 모델이 될 수 있을지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이런 변화로 2020년 대구의 지역내총생산(GRDP)은 2016년보다 0.7% 증가했다. 부산 0.5%, 경남 -0.4%, 경북 -0.7%, 울산 -1.6%와 비교해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대구가 2020년 코로나19 1차 위기를 맞았던 것을 감안하면 의미 있는 수치라는 것이 경제전문가들 분석이다.
대구시의 신산업 육성은 위천국가산단 유치 실패 후 20년 만에 완공된 이들 산업단지를 활성화하는 데 기여했다. 인근 경북 구미의 국가5산단과 포항블루밸리 산단이 낮은 분양률로 고전했던 것과 달리 대구국가산단은 국가물산업클러스터와 물기업, 미래차, 로봇 등 혁신 기업을 유치하며 대구의 지도를 바꾸고 있다. 대구시는 국가산단 1단계 사업을 끝내고 2단계 사업에 착수했다. 대구시는 테크노폴리스에 국가로봇테스트필드 유치도 이끌어냈다. 대구시청 별관 부지와 경북대 등에 조성될 대구도심융합특구와 함께 대구의 미래를 열 신산업 클러스터로 변신했다.
권 시장은 “대구시가 추진한 5+1 신산업 혁신은 지방에서 시도해 성공 가능성을 보인 경제정책으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도 인정한 정책”이라며 “신산업 기업의 원활한 인재 양성을 위해 2019년 시작한 휴스타 교육이 높은 취업률로 지방의 인재 유출을 막고 역외 기업을 대구로 유치하는 모델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창균 대구경북연구원장은 “대구의 경제 구조가 대기업 중소기업 하청체제에서 신산업 신기술 컨소시엄을 중심으로 대기업, 플랫폼 기업, 지역 중견·중소기업, 스타트업이 수평적으로 협력하는 모델로 변하고 있다”며 “독일의 자동차 부품기업들도 수평적 협력을 통해 모듈과 부품의 세계적인 강소기업으로 성장했다”고 강조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베이리스는 2024년까지 대구수성의료지구 2051㎡ 부지에 240억원을 투자해 판교 본사를 대구로 옮겨 짓기로 했다. 이 회사는 자율주행·차량관제·드론 원격관제 플랫폼과 드론스테이션, 인공지능(AI) 안면 인식솔루션, AI 디바이스 사업 등을 하고 있다. 대구시가 추진 중인 5+1 신산업 육성 정책 가운데 자율주행차(미래차)산업과 스마트시티가 이 회사의 사업 모델과 일치한다.
비즈데이터는 AI 빅데이터 전문 기업이다. 이 회사도 수성의료지구 1097㎡에 154억원을 투자해 본사와 연구시설을 건립하기로 했다. 서울 연구소 인력 20명을 대구로 재배치하고 89명의 신규 인력을 채용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자율 운영 기반의 수처리 솔루션을 핵심 사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국가물산업클러스터 등 국내 최고의 물산업 인프라가 있는 대구로 본사 이전을 결정했다. 두 기업의 대구 투자가 주목받는 것은 수도권 경제 집중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향했다는 것 때문이다.
권영진 대구시장이 취임한 2014년부터 대구시가 추진해온 5+1 신산업 혁신이 성과를 내고 있다.
지방정부가 추진한 산업 혁신이 지방의 경제 체질을 바꾼 흔치 않은 사례다. 물 미래차 의료 에너지 로봇 등의 신산업 영역에서 강소기업을 끌어들여 섬유 기계 자동차 하청 중심이던 산업구조를 변화시키고 있다. 과거처럼 대기업 공장을 주축으로 한 변화가 아니어서 시민 눈에 확연하게 띄지는 않지만, 대구의 경제 지표를 다양하게 바꾸고 있다.
대구 신산업 육성 테스트베드 전략 주효
지난 8년간 5대 신산업 분야에서 기존 사업을 전환하거나 대구로 옮긴 기업, 그리고 새로 창업한 기업은 총 660개다. 5+1 신산업은 미래차 물 로봇 의료 에너지 5개 산업 및 이들 산업을 융합시키는 소프트웨어와 결과물인 스마트시티(+1)를 뜻한다.대구시가 신산업 혁신을 위해 시도한 전략은 크게 세 가지다. 테스트베드 확충 및 연구개발 집중 지원, 그리고 인재 양성이다.
대구시는 신산업 분야의 테스트베드를 전략적으로 확충하며 기존 중소기업의 신기술 개발을 유도해 사업을 전환하고 역외 기업을 유치하는 전략을 폈다.
대구가 확충한 대표적인 테스트베드는 지능형 자동주행시험장(2014년)과 자율주행도로(100㎞), 국가물산업클러스터(64만㎡·2019년), 대구로봇산업클러스터 및 국가로봇테스트필드(16만㎡·2021년),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 스마트웰니스 규제자유특구(2019년), 수성알파시티(99만㎡), 스마트교통체계(알파브레인) 등이다. 테스트베드는 기업이 연구실에서 개발한 기술이 실제 환경에서도 적용되는지를 실험하고 증명(인증)해 사업화를 돕는 시설이다.
대구가 8년간 축적한 테스트베드는 6대 신산업 분야에서 강소기업을 대구로 유치하고 대구 기업의 디지털 전환을 촉진했다. 이 때문에 권 시장은 ‘테스트베드 시장’으로도 불린다. 테스트베드를 꾸준히 확충하고 2019년부터 신산업 인재 양성에 나선 결과 물산업, 자율차와 미래차부품, 스마트시티 분야 역외 앵커기업의 대구 진출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물산업 분야에서는 SM테크(대표 양철수), 에스씨솔루션(대표 나광윤), 의료 분야에서 플라즈맵(대표 임유봉), 미래차 분야에서 대동모빌리티(대표 이승원), 성림첨단산업(국내 복귀), 로봇 분야에서 옵티머스시스템(대표 김남혁), 정보통신기술(ICT) 융합 분야에서 베이리스(대표 김형준), 비즈데이터(대표 김태진) 등이다. 많은 기업이 수도권으로 향하는 가운데 대구로의 유입 흐름은 우리 경제의 고질적 문제인 수도권 집중과 지방 인재 유출을 막고 지방 경제 회생의 새 모델이 될 수 있을지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대구 신산업 혁신 660개 기업
이들 5+1 신산업은 대구 경제의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다. 대구시는 2019년 기준 6개 산업 분야에서 660개 기업이 총 3조5000억원의 부가가치를 창출했다고 발표했다. 이승대 대구시 혁신성장국장은 “대구의 6대 신산업이 대구 제조업(10인 이상) 전체 부가가치의 39.5%, 대구 생산액 27조8000억원의 17%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다”고 밝혔다. 2014~2019년 6년간 대구 신산업의 연평균 성장률은 물산업이 8.4%(전국 평균 4.6%), 미래차 1.4%(-1.0%), 의료산업 22.8%(9.1%), 에너지 25.6%(7.4%)로 전국 평균보다 크게 높았다.이런 변화로 2020년 대구의 지역내총생산(GRDP)은 2016년보다 0.7% 증가했다. 부산 0.5%, 경남 -0.4%, 경북 -0.7%, 울산 -1.6%와 비교해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대구가 2020년 코로나19 1차 위기를 맞았던 것을 감안하면 의미 있는 수치라는 것이 경제전문가들 분석이다.
신산업혁신 기업 유치…국가산단 활성화로
대구시는 1990년대 초반 국가산단을 유치하려다 실패한 뒤 20년 동안 기업을 담을 그릇을 만들지 못했다. 대구가 28년째 1인당 GRDP 꼴찌를 기록하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이다. 새로운 대규모 산단은 2013년과 2016년에야 완공됐다. 대구테크노폴리스(2013년)와 대구국가산단(2016년)이다.대구시의 신산업 육성은 위천국가산단 유치 실패 후 20년 만에 완공된 이들 산업단지를 활성화하는 데 기여했다. 인근 경북 구미의 국가5산단과 포항블루밸리 산단이 낮은 분양률로 고전했던 것과 달리 대구국가산단은 국가물산업클러스터와 물기업, 미래차, 로봇 등 혁신 기업을 유치하며 대구의 지도를 바꾸고 있다. 대구시는 국가산단 1단계 사업을 끝내고 2단계 사업에 착수했다. 대구시는 테크노폴리스에 국가로봇테스트필드 유치도 이끌어냈다. 대구시청 별관 부지와 경북대 등에 조성될 대구도심융합특구와 함께 대구의 미래를 열 신산업 클러스터로 변신했다.
권 시장은 “대구시가 추진한 5+1 신산업 혁신은 지방에서 시도해 성공 가능성을 보인 경제정책으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도 인정한 정책”이라며 “신산업 기업의 원활한 인재 양성을 위해 2019년 시작한 휴스타 교육이 높은 취업률로 지방의 인재 유출을 막고 역외 기업을 대구로 유치하는 모델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창균 대구경북연구원장은 “대구의 경제 구조가 대기업 중소기업 하청체제에서 신산업 신기술 컨소시엄을 중심으로 대기업, 플랫폼 기업, 지역 중견·중소기업, 스타트업이 수평적으로 협력하는 모델로 변하고 있다”며 “독일의 자동차 부품기업들도 수평적 협력을 통해 모듈과 부품의 세계적인 강소기업으로 성장했다”고 강조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