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목 218만 그루서 31만 그루로 줄여
산림청 "세계 최고수준 방제 성과 낼 것"
○고사목 9월~이듬해 3월까지 발병
소나무재선충은 크기 1㎜ 내외의 선충이다. 스스로 이동 능력이 없어 솔수염하늘소 등 매개충의 몸을 빌려 이동한다. 몸속에 침입한 소나무재선충이 솔수염하늘소에 손해를 끼치지 않는 공생관계다. 솔수염하늘소 등 매개충은 소나무재선충에 감염돼 고사한 나무에 가을철에 알을 낳고, 그 알이 애벌레 상태로 부화해 월동한다. 건강한 소나무는 송진이 나와 솔수염하늘소가 알을 낳을 수 없다. 이듬해 봄 솔수염하늘소 애벌레는 번데기로 용화, 이때 고사목 내의 소나무재선충은 번데기로 침입해 고사목 밖으로 탈출을 준비한다.솔수염하늘소 번데기는 4월부터 성충이 돼 고사목 밖으로 나와 여름내 주변 건강한 소나무를 갉아 먹으며 생장한다. 솔수염하늘소가 건강한 소나무를 갉아 먹을 때 생기는 상처에 소나무재선충이 안착해 소나무 안으로 침입한다. 한 쌍의 소나무재선충이 20여일간 20만 마리로 번식하고 소나무의 수분 이동 통로를 망가뜨려 3개월 내 소나무가 붉게 고사(100% 고사)한다. 감염 시기에 따라 피해 고사목이 9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지속해서 발생하고, 여름내 생장을 통해 성숙한 솔수염하늘소는 암수 짝짓기를 통해 고사한 소나무를 찾아 가을철부터 알을 낳고 생애를 마친다.
○피해목 감소 추세 뚜렷
소나무재선충병은 1988년 최초 발생(부산) 이후, 2005년부터 전국적으로 급속히 확산했다. 이를 계기로 특별법이 제정되고 방제예산 및 전담 인력, 조직 확대 등 범정부적 노력으로 2011년부터 피해 규모가 많이 감소했다. 그러나 2013년 말 다시 피해가 급증해 2014년에는 피해목이 218만 그루로 정점에 달하기도 했다. 산림청은 피해 정도에 따라 발생 지역을 5개 피해 등급으로 구분하고 맞춤형 방제전략을 수립, 매년 피해 고사목을 전량 방제해 피해 고사목의 감소와 밀도를 저감시키고 있다. 소나무재선충 피해 고사목은 2014년(218만 그루) 대비 지난해 현재(31만 그루) 약 86% 감소했다. 연도별로는 2014년 218만 그루에서 2016년 137만 그루, 2018년 69만 그루, 2020년 41만 그루, 2021년 31만 그루 등으로 뚜렷이 감소하고 있다. 산림청 관계자는 “2025년까지 관리할 수 있는 수준 이하로 피해를 줄여 나가겠다”고 말했다.○4차 산업기술로 예찰 및 방제 강화
산림청은 소나무재선충병 발생위험 예측 알고리즘을 구축 중이다. 재선충병 예측 알고리즘을 구축해 지방자치단체 소속기관에 발생위험 정보를 제공, 선제적 예찰 의사결정 지원 및 피해를 줄이기 위한 사업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부터 피해 발생·확산위험 변수 지정, 관련 기초정보 수집 및 데이터베이스(DB)화를 시작했다. 알고리즘에는 △재선충병 발생 관련 환경·생물변수 지정 △관련 논문 등을 이용한 재선충병 발생 관련 중요 변수 분석 △기계학습 알고리즘 구성 변수 배치 및 발생위험 예측 모델 등을 담고 있다. 산림청은 시험 서비스를 거쳐 올해 안에 알고리즘에 따른 방제전략을 마련할 계획이다.산림청은 현장 진단키트를 활용한 방제에도 노력하고 있다. RPA 기반 등온핵산 증폭 기술을 이용해 소나무재선충 특이한 유전자만을 증폭, 감염 여부를 진단하는 방법이다. 일정 온도 조건에 증폭할 수 있어 소요 시간이 짧고, 장비도 간단한 장점이 있다. RPA 진단 기술 정확도는 약 94%다. 산림청 관계자는 “세계 최초로 RPA 기반 신속하고 정확한 진단법을 개발했다”며 “20분 안에 소나무재선충병 감염을 알 수 있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소나무재선충병 방제를 위해 반복적 지상 예찰(QR코드, 전자 예찰함) 및 항공 예찰도 벌이고 있다. 지상 예찰을 위해 예찰 인력 연간 약 1만3000명을 배치했다. 항공 예찰을 위해 드론 100대, 연 90대 헬기를 동원해 방제에 노력하고 있다. 산림청 관계자는 “비가시권 지역, 발생 예측지역, 분산된 선단 지역 및 경미 지역에 대한 예찰을 강화하고 있다”며 “QR코드 마킹 테이프 및 진단키트 활용 등 “방제 품질 향상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