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근 카카오페이 신임 대표는 28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투썬월드빌딩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대표 선임안이 통과된 후 기자들과 만나 경영진의 주식 집단 매각 사건으로 논란을 빚은 데 대해 "판단의 착오가 있었다"고 말했다. 상장 한 달 만인 지난해 12월 류영준 전 대표와 신 대표를 포함한 핵심 경영진 8명이 스톡옵션(주식매수청구권)으로 받은 주식 44만993주를 팔아 878억원을 현금화한 데 따른 논란에 입을 연 것이다.
그러면서 신 대표는 "당시 임원들은 각자 필요에 따라 부여받은 스톡옵션 전체에 비교하면 아주 적은 일부 물량에 스톡옵션을 행사했다"며 "그럼에도 이 주식이 다른 직원 보유주식보다는 많은 편이니 한 번에 시장에 나갔을 때 시장에 줄 영향이 크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 대표는 "장외 블록딜 매매를 했을 때 주주 가치를 보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해서 임원들 뜻이 맞았다"며 "이것이 '주요 임원 8명이 한꺼번에 대량 매도를 했다'라는 부정적인 인식으로 받아들여지게 된다는 것을 충분히 인식하지 못한 판단의 착오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취지 자체가 나쁘지는 않았다고 꼭 말씀드리고 싶다"며 "동기를 떠나 매우 많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신 대표는 추후 경영 계획에 대해 "금융자산이 많은 분이 아니라 금융이라는 산업의 혜택을 누려야 하는 일반분들이 편하게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만드는 게 저희의 사명이고 경쟁력"이라며 "곧 증권 모바일거래시스템(MTS)에서 소수점 거래 서비스를 시작할 것이고 서비스 재정비 중인 보험도 올해 주력으로 확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반 주주를 위한 환원 정책에 대해선 "제가 해야 할 핵심 임무는 카카오페이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게 하는 것"이라며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시점이 되면 지분을 매각한 임원들이 지분 재매입을 할 텐데, 그 이후로 발생하는 수익은 또 직원과 사회에 환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 대표는 2018년 카카오페이 CSO로 합류했으며, 지난해 11월 차기 대표로 내정됐다. 앞서 스톡옵션을 행사한 경영진 8명은 모두 카카오 공동체 얼라인먼트센터(CAC)에 일괄 사퇴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CAC는 신 대표 포함 5명의 임원에게 그대로 잔류해 상황을 수습하고 추후 재신임을 받도록 권고했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