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급액 2000억 넘어…실제 잔액 늘려주죠"
“앱 이름처럼 잃어버린 3.3%의 세금을 확실하게 찾아 돌려주는 게 성공 비결 아닐까요.”

김범섭 자비스앤빌런즈 대표(사진)는 28일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단순히 금융 거래의 편의성을 높여주는 일반적인 핀테크와는 달리 ‘삼쩜삼’은 고객의 통장 잔액을 늘려주는 데 차별점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자비스앤빌런즈는 세금 신고·환급 앱인 삼쩜삼을 운영하고 있다. 원천징수세금(3.3%)을 돌려받지 못하는 근로자가 많다는 데서 착안한 이름이다. 삼쩜삼은 2020년 5월 출시 후 이달 기준 가입자가 900만 명에 달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지금까지 이용자에게 돌려준 환급액은 2000억원이 넘는다. 1인당 평균 15만원을 돌려받은 셈이다. 2020년 36억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300억원 이상으로 뛰었고, 기업가치도 3000억원으로 1년 사이 10배 불었다.

김 대표는 스타트업계에선 ‘스타 창업자’로 통한다. 2012년 명함 앱 리멤버 운영사인 드라마앤컴퍼니도 김 대표의 손길이 닿았다. 2018년 네이버에 지분을 팔면서 성공적인 ‘엑시트’도 이뤘다.

처음부터 창업가를 꿈꾼 건 아니었다고 한다. KAIST에서 항공우주공학을 전공한 김 대표는 “헬리콥터를 만드는 엔지니어가 되고 싶었지만 생각과는 너무 달랐다”며 “석사과정 땐 영수증 처리와 같은 ‘허드렛일’이 주업무가 될 때가 많아 방황하다가 KT에 입사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KT에서 투자심사역을 맡아 스타트업 업계 사람들을 만났는데, 대기업 조직보다 스타트업 문화가 내게 더 어울린다는 걸 깨달아 내 사업을 해봐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설명했다.

스타 창업자가 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그는 “남들보다 조금씩 더 생각해 결과물을 내놨던 것이 아닐까”라고 답했다. 김 대표는 “삼쩜삼 역시 기존 세금 신고 과정이 어렵고 번거로운 탓에 소외되는 소액 소득자들이 있다는 ‘시그널’을 발견한 뒤 고민 끝에 내놓은 결과물”이라며 “이런 점에서 ‘국민 앱’이 된 게 아닐까 한다”고 했다.

김종우 기자/사진=허문찬 기자 jong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