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휩쓴 OTT…영화산업, 축이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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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상에 애플TV '코다'
감독상은 넷플릭스 '파워 오브 도그'
OTT영화 첫 작품상 수상
글로벌 영화 제작의 중심
할리우드서 OTT로 이동
넷플릭스 등 대규모 투자
작품성 있는 영화로 물량공세
감독상은 넷플릭스 '파워 오브 도그'
OTT영화 첫 작품상 수상
글로벌 영화 제작의 중심
할리우드서 OTT로 이동
넷플릭스 등 대규모 투자
작품성 있는 영화로 물량공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들이 세계 최고 권위의 영화 시상식인 아카데미(오스카)를 휩쓸었다. 애플TV플러스의 ‘코다’는 작품상을, 넷플릭스의 ‘파워 오브 도그’는 감독상을 거머쥐었다. 글로벌 영화산업을 이끄는 주축이 워너브러더스 등 전통의 할리우드 제작사에서 OTT 업체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OTT의 약진’은 예고된 일이었다. 파워 오브 도그가 작품상·감독상·각색상 등 총 12개 부문에 후보로 오른 것을 비롯해 ‘돈 룩 업’(넷플릭스), ‘듄’(HBO맥스) 등이 주요 부문 후보 리스트에 올랐기 때문이다.
정민아 영화평론가는 “팬데믹을 거치면서 영화산업의 무게중심이 극장에서 OTT로 옮겨갔다”며 “‘OTT 영화엔 주요 상을 주지 않겠다’는 주요 영화제 주최 측이 과거에 세운 기준이 팬데믹이란 특수 상황과 갈수록 커지는 OTT 업체들의 영향력에 점차 밀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변은 작품상이 OTT 영화가에 돌아간 게 아니라 OTT 영화 중 ‘최약체’로 꼽힌 코다에 돌아간 것이었다. 이 작품은 작품상, 남우조연상, 각본상 3개 부문에만 후보로 올랐다. 기존 아카데미 작품상은 최소 5개 부문에서 후보에 오른 영화가 받았다. 그런데 코다는 작품상을 포함한 3개 부문에서 모두 주인공이 됐다. 이변인 셈이다.
코다는 청각장애인 부모 밑에서 태어난 비장애인 자녀(CODA·Children Of Deaf Adult)를 일컫는 용어다. 영화는 코다인 10대 소녀 루비가 음악과 사랑에 빠지며 꿈과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주·조연 등 대부분 출연자가 청각장애인이다.
다른 OTT 영화들도 주요 부문 상을 받았다. 파워 오브 도그의 제인 캠피온 감독은 감독상을 받았다. 이 작품은 1920년대 미국 몬태나를 배경으로 대형 목장을 운영하는 카우보이 필(베네딕트 컴버배치 분)의 이야기를 섬세하게 그려냈다. 듄은 촬영·편집·미술 등 6관왕을 차지했다. ‘킹 리처드’의 윌 스미스는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박혜은 영화평론가는 “넷플릭스가 가장 먼저 오스카의 문을 두드린 것은 맞지만 다른 OTT 경쟁자들도 작품성 있는 영화들을 쏟아냈다”며 “대다수 OTT 업체가 영화를 직접 기획하고 제작하는 대형 스튜디오 역량을 갖추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정 평론가는 “심사위원들이 한 부문에서 여러 작품을 고르는 방식으로 투표하는데, 이렇게 하면 무난한 작품만 남게 된다”며 “작가주의 영화(만든 사람의 개성이 강하게 묻어난 작품)에 많은 투자를 하는 넷플릭스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대목”이라고 덧붙였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OTT 잔치가 된 아카데미
27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코다가 최고상인 작품상을 받았다. 극장 상영작이 아닌 영화가 작품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OTT의 약진’은 예고된 일이었다. 파워 오브 도그가 작품상·감독상·각색상 등 총 12개 부문에 후보로 오른 것을 비롯해 ‘돈 룩 업’(넷플릭스), ‘듄’(HBO맥스) 등이 주요 부문 후보 리스트에 올랐기 때문이다.
정민아 영화평론가는 “팬데믹을 거치면서 영화산업의 무게중심이 극장에서 OTT로 옮겨갔다”며 “‘OTT 영화엔 주요 상을 주지 않겠다’는 주요 영화제 주최 측이 과거에 세운 기준이 팬데믹이란 특수 상황과 갈수록 커지는 OTT 업체들의 영향력에 점차 밀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변은 작품상이 OTT 영화가에 돌아간 게 아니라 OTT 영화 중 ‘최약체’로 꼽힌 코다에 돌아간 것이었다. 이 작품은 작품상, 남우조연상, 각본상 3개 부문에만 후보로 올랐다. 기존 아카데미 작품상은 최소 5개 부문에서 후보에 오른 영화가 받았다. 그런데 코다는 작품상을 포함한 3개 부문에서 모두 주인공이 됐다. 이변인 셈이다.
코다는 청각장애인 부모 밑에서 태어난 비장애인 자녀(CODA·Children Of Deaf Adult)를 일컫는 용어다. 영화는 코다인 10대 소녀 루비가 음악과 사랑에 빠지며 꿈과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주·조연 등 대부분 출연자가 청각장애인이다.
다른 OTT 영화들도 주요 부문 상을 받았다. 파워 오브 도그의 제인 캠피온 감독은 감독상을 받았다. 이 작품은 1920년대 미국 몬태나를 배경으로 대형 목장을 운영하는 카우보이 필(베네딕트 컴버배치 분)의 이야기를 섬세하게 그려냈다. 듄은 촬영·편집·미술 등 6관왕을 차지했다. ‘킹 리처드’의 윌 스미스는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OTT, 작품성 영화로 물량공세”
넷플릭스가 작품상을 놓친 것에 대해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넷플릭스는 그동안 자체 제작한 작품을 주요 영화제와 시상식의 주인공 자리에 올리기 위해 많은 공을 들였다. 아카데미에선 2019년 ‘로마’, 2020년 ‘아이리시 맨’, 지난해 ‘맹크’ 등으로 꾸준히 작품상을 노렸지만 매번 실패했다. 프랑스 칸 영화제는 넷플릭스 영화에 대해선 경쟁 부문 초청과 상영을 허용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파워 오브 도그가 최다 부문 후보에 올랐지만, 처음 아카데미에 도전한 애플TV플러스에 발목을 잡혔다.박혜은 영화평론가는 “넷플릭스가 가장 먼저 오스카의 문을 두드린 것은 맞지만 다른 OTT 경쟁자들도 작품성 있는 영화들을 쏟아냈다”며 “대다수 OTT 업체가 영화를 직접 기획하고 제작하는 대형 스튜디오 역량을 갖추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정 평론가는 “심사위원들이 한 부문에서 여러 작품을 고르는 방식으로 투표하는데, 이렇게 하면 무난한 작품만 남게 된다”며 “작가주의 영화(만든 사람의 개성이 강하게 묻어난 작품)에 많은 투자를 하는 넷플릭스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대목”이라고 덧붙였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