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영의 마케팅 이야기] 현대차, 아이오닉 5 '역발상'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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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경영 산업부 선임기자
요즘 아이폰 광고는 ‘감성’에 어필하는 게 많다. 하지만 아이폰이 처음 출시된 시절의 광고는 완전히 달랐다. 스마트폰으로 할 수 있는 다양한 기능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소비자를 교육하는 메시지 중심이었다. 손가락으로 이메일을 보내고 사진을 첨부하고 다양한 앱을 내려받아 실행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아이폰처럼 기존에 없었던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소비자가 새로운 니즈를 만들도록 유도하는 마케팅 방식이 시장주도적(market-driving) 전략이다. 천성용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 5가 시장주도적 전략에 해당한다”고 평가했다. 천 교수는 “현대차는 아이오닉 5로 할 수 있는 새로운 것, 그리고 아이오닉 5로 소비자의 삶이 어떻게 바뀔 수 있는지 적극적으로 먼저 알리며 관련 니즈를 형성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경 CMO 인사이트의 마케팅 케이스 스터디(사례 분석)는 현대차의 아이오닉 5 관련 마케팅을 소개했다. 아이오닉 5는 현대차가 전기자동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기반으로 만든 첫 차량이다. 코나EV 등 예전에 나온 전기차는 모두 내연기관차 모델을 변형해 만들어졌다. 처음부터 전기차를 염두에 둔 설계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의미다.
반대로 전기차에 필수적인 배터리 등을 장착할 곳을 미리 확보해두면 실내 공간이 줄어드는 일을 방지할 수 있다. 하나의 전용 플랫폼으로 여러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다면 장기적으로 개발 비용도 줄일 수 있다.
문제는 이런 장점을 소비자들에게 설명하는 게 쉽지 않다는 사실이다. 아이오닉 5와 코나EV의 차이점을 한마디로 설명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했다. 아이오닉 5를 출시하면서 전기차 전용 플랫폼의 강점을 아무리 소개해도 결국 소비자들은 디자인이나 차량 사양에만 눈을 돌릴 가능성이 컸다.
전략은 성공적이었다. 아이오닉 5 외 현대차그룹의 다른 브랜드가 내놓은 전용 플랫폼 전기차(기아 EV6, 제네시스 GV60 등)의 강점을 함께 알리는 효과를 거뒀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현대차는 전용 플랫폼 전기차가 대중적으로 인기를 얻을 수 있도록 하나의 전략을 더 쓴다. 기존 내연기관차에서는 불가능했던 V2L(vehicle to load) 기능을 적극적으로 알렸다. 차량 내 전력을 외부로 끌어다 쓰는 기능이다.
현대차는 이런 장점을 부각한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벌였다. 아이오닉 5에 전기를 연결해 러닝머신과 슈팅머신을 운영하는 장면을 촬영한 영상을 공개하거나 아이오닉 5를 활용해 스웨덴의 외딴 오두막에 전력을 공급하는 프로젝트를 실시한 게 대표적이다.
지금까지 아이오닉 5는 기대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4월부터 올 2월까지 7만8000대가 팔렸다. 올 상반기 내 글로벌 판매량이 10만 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최현자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아이오닉 5 마케팅은 제아무리 좋은 기술과 신제품이더라도 소비자에게 어떻게 접근하느냐가 중요하다는 점을 재확인할 수 있었던 사례”라고 말했다.
아이폰처럼 기존에 없었던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소비자가 새로운 니즈를 만들도록 유도하는 마케팅 방식이 시장주도적(market-driving) 전략이다. 천성용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 5가 시장주도적 전략에 해당한다”고 평가했다. 천 교수는 “현대차는 아이오닉 5로 할 수 있는 새로운 것, 그리고 아이오닉 5로 소비자의 삶이 어떻게 바뀔 수 있는지 적극적으로 먼저 알리며 관련 니즈를 형성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경 CMO 인사이트의 마케팅 케이스 스터디(사례 분석)는 현대차의 아이오닉 5 관련 마케팅을 소개했다. 아이오닉 5는 현대차가 전기자동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기반으로 만든 첫 차량이다. 코나EV 등 예전에 나온 전기차는 모두 내연기관차 모델을 변형해 만들어졌다. 처음부터 전기차를 염두에 둔 설계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의미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부터 알려
내연기관차 뼈대를 가지고 만든 전기차와 전용 플랫폼을 기반으로 만든 전기차는 차이가 크다. 전기차는 엔진과 변속기 등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이 공간을 탑승자가 활용하는 게 가능하지만, 내연기관차 뼈대를 기반으로 한 전기차는 그럴 수가 없다.반대로 전기차에 필수적인 배터리 등을 장착할 곳을 미리 확보해두면 실내 공간이 줄어드는 일을 방지할 수 있다. 하나의 전용 플랫폼으로 여러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다면 장기적으로 개발 비용도 줄일 수 있다.
문제는 이런 장점을 소비자들에게 설명하는 게 쉽지 않다는 사실이다. 아이오닉 5와 코나EV의 차이점을 한마디로 설명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했다. 아이오닉 5를 출시하면서 전기차 전용 플랫폼의 강점을 아무리 소개해도 결국 소비자들은 디자인이나 차량 사양에만 눈을 돌릴 가능성이 컸다.
시장주도적 전략 선택
현대차 마케팅 담당자들이 아이오닉 5가 출시되기 2~3년 전부터 고민에 빠진 것도 이 때문이다. 현대차의 선택은 ‘역발상’이었다. 차량보다 전용 플랫폼 전기차 자체를 먼저 알리는 데 집중하자는 전략이었다.전략은 성공적이었다. 아이오닉 5 외 현대차그룹의 다른 브랜드가 내놓은 전용 플랫폼 전기차(기아 EV6, 제네시스 GV60 등)의 강점을 함께 알리는 효과를 거뒀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현대차는 전용 플랫폼 전기차가 대중적으로 인기를 얻을 수 있도록 하나의 전략을 더 쓴다. 기존 내연기관차에서는 불가능했던 V2L(vehicle to load) 기능을 적극적으로 알렸다. 차량 내 전력을 외부로 끌어다 쓰는 기능이다.
현대차는 이런 장점을 부각한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벌였다. 아이오닉 5에 전기를 연결해 러닝머신과 슈팅머신을 운영하는 장면을 촬영한 영상을 공개하거나 아이오닉 5를 활용해 스웨덴의 외딴 오두막에 전력을 공급하는 프로젝트를 실시한 게 대표적이다.
지금까지 아이오닉 5는 기대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4월부터 올 2월까지 7만8000대가 팔렸다. 올 상반기 내 글로벌 판매량이 10만 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최현자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아이오닉 5 마케팅은 제아무리 좋은 기술과 신제품이더라도 소비자에게 어떻게 접근하느냐가 중요하다는 점을 재확인할 수 있었던 사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