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삼성전자와 삼성웰스토리를 동시에 압수수색하자 ‘대기업 저승사자’로 불리는 공정거래조사부가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권 교체기에 맞춰 기업을 겨냥한 수사가 공격적으로 펼쳐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검찰의 삼성전자와 삼성웰스토리 압수수색은 해당 수사를 맡은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공정거래조사부가 확대 개편된 지 7일 만에 진행됐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21일 공정거래수사팀과 부당지원수사팀으로 이뤄진 공정거래조사부를 공정거래수사1팀과 2팀, 부당지원수사팀 등 3개 팀으로 재편했다. 인원도 9명에서 15명으로 늘렸다. 서울중앙지검에서 최다 수사 인원을 둔 경제범죄형사부와 같은 규모다.

공정거래조사부는 삼성그룹에 앞서 한화솔루션, 미래에셋자산운용·미래에셋생명 등도 일감 몰아주기 혐의로 기소했다. 최근엔 대웅제약의 경쟁사 제네릭(복제약) 판매 방해 의혹과 하림 등 5개 기업의 닭고기 가격 담합 의혹 등도 수사하고 있다.

기업들은 검찰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코드에 맞춰 기업 관련 수사를 위한 칼날을 세우기 시작했다며 불안감을 보이고 있다. 윤 당선인은 대선 과정에서 “일감 몰아주기 등 시장 공정성을 저해하는 행위에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증권범죄 수사·처벌 전 과정을 개편해 제재 실효성을 강화하겠다는 공약도 내걸었다.

‘여의도 저승사자’로 불리는 서울남부지검의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이 부활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서울남부지검의 금융·증권범죄수사협력단의 정식 직제화를 검토하고 있다. 현재 금융·증권범죄수사협력단은 비직제 상태로 정식 단장이 없고 직접수사권도 가지고 있지 않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