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이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지하철 출근길 시위에 대한 견해차로 내홍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일부 국민의힘 최고위원들은 28일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준석 대표가 전장연 시위를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가올 6·1 지방선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

이 대표는 "당 차원이 아닌 제 개인 입장에서 하는 이슈 파이팅"이라며 "대통령 집무실 이전 이슈보다 더 타격인 것은 없다"라며 장애인 지하철 시위에 관한 이슈 파이팅이 6·1 지방선거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취지로 항변했다.

하지만 정미경 최고위원은 "왜 하필 장애인 단체를 상대로 이슈 파이팅을 하느냐"고 반박했다. 조수진 최고위원도 "국민의힘이 약자와 동행을 전면에 내걸지 않았나"라며 이 대표의 발언 자제를 에둘러 요청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전장연의 지하철 출근길 시위 현장을 방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임이자 인수위 사회복지문화분과 간사는 이날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기자실에서 "김도식 인수위원이 (전장연과) 소통하고 있다"라며 "가서 경청하고 요구사항을 잘 정리해 정책에 녹아 들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이동권 예산확보'를 요구하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회원들이 28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3호선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 사진=뉴스1
'이동권 예산확보'를 요구하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회원들이 28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3호선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 사진=뉴스1
앞서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이 오늘 전장연 지하철 시위 현장에 가서 무릎을 꿇고 사과했다고 한다'는 질문을 받자 "김예지 의원은 의원 개인 자격으로 행동하는 것이기 때문에 제가 거기에 평가할 일도, 사과할 일도 없다"라고 답했다.

그는 "지하철 출입문에 휠체어를 끼워 넣고 운행을 중지시켜 다수의 불편을 야기해 본인들의 뜻을 관철하는 건 매우 비문명적"이라며 "누구든지 시위를 통해 하고 싶은 말은 할 수 있지만, 방식에 대해선 강하게 지적할 수밖에 없다. 당연히 전장연이 새겨들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서 열린 전장연 시위 현장을 찾아 "책임을 통감한다"며 무릎을 꿇고 사과했다. 그는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 공감하지 못한 점, 적절한 단어를 사용하지 못한 점, 정치권을 대신해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