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도심 아파트단지. 사진=뉴스1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도심 아파트단지. 사진=뉴스1
2022년 공동주택 공시가격(안)과 세 부담 완화방안이 나왔습니다. 1가구 1주택자만 부동산 보유세를 산정할 때 지난해 공시가격을 적용하겠다는 내용입니다. 작년 12월 '공시가격 당정 협의'에서 나왔던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정부 정책에 대한 시장 예측 가능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긍정적입니다. 공시가격 변동에 따라 1주택자들이 짊어질 재산세·종부세·건강보험료 같은 부담을 완화한다는 취지도 바람직합니다.

그럼에도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작년도 공시가격을 올해 과세 기준으로 삼겠다는 것입니다. 이번 조치는 '임시방편'입니다. '올해는 그렇다 쳐도 내년은? 내후년은? 그다음은?'이란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일시적인 세금 완화 조치보다 중요한 것은 내년 공시가격 변동률이 얼마를 기록할 것이냐입니다.

세 부담 완화방안에서 제시된 세부적인 내용도 실효성 등에서 한계가 명확합니다. 고령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납부유예만 봐도 그렇습니다. 납부유예를 적용받더라도 언젠가는 유예기간만큼의 가산세를 포함한 금액이 징수됩니다. 만약 지연 가산세가 없다면 화폐의 시간가치를 감안한 납세자의 도덕적 해이가 유발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작년부터 적용된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은 구조적인 한계를 가집니다. 주택 유형과 가격대별로 목표 기간과 현실화율을 다르게 설정하고 부동산 시장에 큰 변동이 없음을 전제로 공시가격을 시세의 90%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매년 부동산 가격이 상승한다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없으므로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합니다.

더불어 공시가격 현실화라는 개념도 되돌아봐야 합니다. 공시가격과 시세 차이를 줄이자는 주장은 시세 산정기준이 명확지 않습니다. 실제 가치보다 공시가격이 낮게 책정되는 일부 고가 부동산 등을 대상으로 제기된 것입니다.

이런 맥락이라면 고가 부동산의 공시가격을 시세에 근접시키는 것이 정책 목표로서 타당합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적용 범위가 아파트 같은 일반적인 주거용 건물로 확대됐고, 현재의 논란과 문제들이 초래됐습니다. 늦지 않았습니다. 지금이라도 이런 사실을 인지해야 합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