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8일 오후 만찬 회동을 위해 청와대 상춘재로 향하며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8일 오후 만찬 회동을 위해 청와대 상춘재로 향하며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간 회동에서 예상과는 달리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 문제는 거론되지 않았다. 여성가족부 폐지 등 정부 조직개편 문제도 논의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나타났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28일 회동 직후 서울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서 브리핑을 열고 “(윤 당선인이) 사면 문제는 일절 논하지 않았고 문 대통령도 거론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윤 당선인 측에서는 그동안 회동을 앞두고 문 대통령에게 임기 내에 이 전 대통령을 사면할 것을 건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에 대해 청와대와 여권 일각에서는 “윤 당선인이 취임 후 사면하면 되는 문제”라며 반발했다. 윤 당선인 측에서 “문 대통령이 이 전 대통령과 김경수 전 경남지사를 함께 사면시킬 것”이라는 주장까지 나오면서 양측의 갈등은 첨예해졌다.

이 때문에 지난 16일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 간 회동 무산이 이 전 대통령 사면과 관련됐다는 분석도 나왔다. 그러나 당시 장 실장이 회동 무산과 이 전 대통령 사면의 연관성을 부인하면서 양측이 이 전 대통령 사면에 공감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다만 이번 만남에서 이 전 대통령 사면이 언급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이 전 대통령 사면 문제는 윤 당선인 취임 때까지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정부 조직개편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누지 않았다. 윤 당선인 측은 여성가족부 폐지와 외교통상부 신설 등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조직법 개정 사안이라 172석을 점유한 더불어민주당의 협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 문제 역시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국회에서 논의하게 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이날 회동과 관련해 “국민 통합과 원만한 인수인계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현직 대통령은 차기 대통령에게 당선을 축하하고, 차기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을 존중하는 모습이었다고 한다”며 “갈라진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통합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