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쿠로프 차관은 두 다리를 잃은 부상병을 찾아가 훈장을 수여했지만 병사의 가슴에 훈장을 다는 동안 병사는 멍한 표정으로 먼 산만 바라봤고, 차관의 질문에도 단답으로만 대답했다.  /사진=트위터
에브쿠로프 차관은 두 다리를 잃은 부상병을 찾아가 훈장을 수여했지만 병사의 가슴에 훈장을 다는 동안 병사는 멍한 표정으로 먼 산만 바라봤고, 차관의 질문에도 단답으로만 대답했다. /사진=트위터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 정부가 전쟁에서 부상을 당한 러시아 병사들에게 훈장을 수여한 가운데 훈장을 받은 병사들의 '굳은 표정'이 포착돼 눈길을 끈다.

27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은 "러시아 국방부 차관으로부터 명예훈장을 받은 군인들이 두려움과 후회로 얼어붙은 모습이 담긴 영상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 채널1은 알렉산더 포민 러시아 국방부 차관이 군 병원을 찾아 자국의 부상병들에게 훈장을 수여하고 위로하는 모습을 방송했다.

포민 차관은 이날 휠체어를 탄 부상병 8명에게 훈장을 수여하며 "여러분은 주어진 임무를 100% 완수했다. 진짜 남자, 진짜 군인처럼 여러분은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영광스러운 군사적 전통을 이어갔다"고 격려했다.

하지만 병사들은 포민 차관의 발언에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무표정한 표정과 침묵으로 일관했고, 한 병사는 포민 차관과 악수하면서 떨떠름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이와 관련 데일리메일은 "이 영상은 젊은이들의 얼굴에 공포와 절망의 분명한 표현을 보여줬다"면서 "포민 차관의 말에 병사들은 조용히 앉아 허공을 응시하며 수천 명의 동료들을 죽음에 이르게 한 전쟁의 공포를 떠올렸을 것"이라고 전했다.
사진=트위터
사진=트위터
보도에 따르면 전날 유누스-벡 에브쿠로프 국방부 전투 교육 차관이 군 병원을 방문했을 때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에브쿠로프 차관은 두 다리를 잃은 부상병을 찾아가 훈장을 수여했지만, 병사의 가슴에 훈장을 다는 동안 병사는 멍한 표정으로 먼 산만 바라봤고, 차관의 질문에도 단답형으로만 대답했다.

러시아 병사들의 이 같은 모습은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부상병을 찾았을 때와 전혀 다른 모습이어서 더욱 화제가 되고 있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이 훈장 수여를 위해 우크라이나 키이우의 군 병원을 방문했을 때 병사들은 밝은 모습으로 그를 맞았고, 사진 촬영을 요청하기도 했다.

한편,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측은 지난 23일 4주 동안 러시아군 사망자가 7000~1만5000명에 달할 것이라고 추산했지만 러시아 측은 지난 25일 1351명만이 전사했다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왼쪽)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수도 키이우(키예프)의 한 병원을 방문해 부상병과 함께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AP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왼쪽)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수도 키이우(키예프)의 한 병원을 방문해 부상병과 함께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AP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