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간담회에서 박경석 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 이사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간담회에서 박경석 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 이사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29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을 만나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두고 "시민들을 볼모로 잡고 있다"고 지적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비판했다. 박 위원장은 이 대표를 대신해 사과도 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전장연과 간담회에서 "장애인분들이 불편한 몸으로 시위하게 된 건 모두 저희 정치인들이 태만했기 때문"이라며 "헌법이 정한 기본적 권리를 보장하지 못한 정부와 정치권이 해결해야 할 문제를 오히려 차별받는 장애인에게 뒤집어씌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를 겨냥해 "곧 집권당이 될 당의 대표는 (전장연의 시위를 두고) '서울시민을 볼모로 잡는 시위'라고 한다. '장애인 차별'이라는 본질을 외면한 부적절한 발언"이라며 "차별이나 이동권 문제는 (정치권이) 책임을 다하지 않아 발생했는데, 해결할 생각은 없고 시민과 장애인을 싸우게 하는 것은 잘못된 행동"이라고 재차 지적했다.

그러면서 "상처받은 장애인들께 정치인으로서 제가 대신 사과드린다"며 "정치는 억울하거나 차별받는 사람이 없는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것이다. 정치권이 풀 문제를 장애인에게 떠넘기는 행위가 다시는 반복되지 않았으면 바란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25일 전장연의 출근길 지하철 시위와 관련해 "아무리 정당한 주장도 타인의 권리를 과도하게 침해하는 경우에는 부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공개적으로 비판을 시작했다. 이 대표는 전장연, 민주당, 정의당 등이 '갈라치기'라는 취지로 지적하자 "갈라치지 말라고 민주당 국회의원과 서서 정치적인 구호 던지기 전에 시민들의 출퇴근을 볼모로 잡지 말라"고 받아치기도 했다.

그러면서 "지하철 출퇴근하는 시민들이 왜 여러분의 투쟁 대상이 돼야 하냐"며 "전장연 여러분은 스스로를 지하철 이용하는, 그리고 여러분이 바라는 것의 비용을 세금으로 부담해야 할 시민들로부터 갈라치기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인수위) 사회복지문화분과도 29일 오전 경복궁역 내 회의실에서 전장연과 면담을 가졌다. 전장연 측은 이 자리에서 요구사항이 담긴 자료를 인수위에 전달하며 탈시설(807억 원)·활동 지원(2조9000억 원)을 위한 예산 편성을 촉구했다. 아울러 교통약자 편의 증진, 장애인 평생교육 시설,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 등 문제와 관련된 요구사항도 전달했다. 이에 인수위는 면밀히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장연 측은 인수위에 이 대표의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인수위 측은 "말씀 전달해 올리겠다. 여러분의 절박한 마음을 알았으니, 다른 시민에게 폐를 끼치는 부분은 지양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