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마가이 나오키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가 29일 서울 도렴동 외교부에 일본 역사 교과서 관련 초치되고 있다./ 뉴스1
구마가이 나오키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가 29일 서울 도렴동 외교부에 일본 역사 교과서 관련 초치되고 있다./ 뉴스1
일본이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 역사를 왜곡하고 독도를 자국 영토로 표기한 고등학교 교과서들을 검정 통과시켰다. 정부는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며 즉각 반발했고 주한 일본대사관 공사를 초치했다.

정부는 29일 외교부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내고 “자국 중심의 역사관에 따라 과거의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는 고등학교 교과서를 검정 통과시킨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하며 시정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역사적·지리적·국제법적으로 명백한 우리 고유의 영토인 독도에 대한 허황된 주장이 담긴 교과서를 일본 정부가 또다시 검정 통과시킨 데 대해 강력히 항의한다”며 “독도에 대한 일본의 어떠한 주장도 수용할 수 없음을 분명히 밝히는 바”라고 강조했다.

일본군 위안부 및 강제징용 문제와 관련한 역사 왜곡에도 반발했다. 정부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및 강제징용 문제 관련 표현 및 서술이 강제성을 희석하는 방향으로 변경된 것에 강한 유감을 표명하며, 일본 정부가 그간 스스로 밝혀왔던 과거사 관련 사죄·반성의 정신에 입각한 역사교육을 해 나갈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일 양국 간 건설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관계 구축을 위해서는 미래를 짊어져 나갈 세대의 올바른 역사인식이 기초가 되어야 하는 만큼 일본 정부가 역사를 직시하는 가운데 청소년 교육에 있어 보다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주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일본은 이날 교과용 도서 검정조사심의회를 열고 고교 2학년 이상 학생이 사용하게 될 교과서 239종의 검정 심사를 통과시켰다. 이 중 일부 교과서에는 '강제 연행' 표현이 검정 과정에서 '동원'이나 '징용'으로 수정됐고, 지리·공공·정치경제 등 12종의 사회 과목 교과서에는 독도가 “일본(우리나라) 고유 영토”라는 기술이 포함됐다. 이상렬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은 이날 일본 정부의 이같은 발표 뒤 즉각 구마가이 나오키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를 외교부청사로 초치해 항의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