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국무총리. / 사진=연합뉴스
김부겸 국무총리. / 사진=연합뉴스
김부겸 국무총리는 최근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 폭증을 두고 'K-방역이 실패했다'는 비판이 나오자 "당장의 확진자 숫자만 놓고 방역의 실패니 하는 말은 우리 국민을 모욕하는 말"이라고 반박했다.

김 총리는 29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상공의 날' 기념식에서 "지금 당장은 확진자 수가 전 세계에서 제일 많지만, 그것은 어느 나라든지 다 겪어야 하는 일이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김 총리는 "코로나19라는 이 실체를 잘 모르는 전염병이 전 세계를 돌면 가장 중요한 건 확산의 속도를 늦추는 것"이라며 "우리는 그 속도를 전 세계에서 가장 늦췄고, 우리는 그 확산이 가장 늦게 왔다. 그래서 지금 사망률이 다른 나라의 10분 1이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김 총리는 이어 "2년 넘게 코로나19를 맞아 우리가 싸우면서 경제가 멈추거나 사회가 한 번도 봉쇄된 적이 없다. 오히려 코로나19 상황에서도 한국의 공장은 멈추지 않는다고 해서 제조업 설비가 국내로 돌아오는 '리쇼어링'까지 일어났다"며 "우리가 방역에 실패했다면 이런 일이 가능했겠나"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단 한 분의 국민도 돌아가시지 않기를 누가 바라지 않겠는가. 어느 정부가 국민의 생명을 함부로 하겠냐"며 "마지막 고비를 넘고 있는 소상공인과 의료진, 국민들의 그 노력을, 이렇게 왜곡·폄하하지 말아달라. 정말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사진=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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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국민의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인수위) 등은 한국이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 전 세계 1위를 기록하자 문재인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방식을 놓고 날 선 비판을 제기한 바 있다.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지난 20일 논평을 통해 "코로나19 확진자는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일일 확진자 수 세계 1위'라는 오명 속에서 국민의 고통은 더욱 커져만 가고 있다"며 "의료체계는 점점 마비되고, 병상 부족으로 중증 환자와 가족들은 발을 동동 굴러야 하며, 일반 국민은 약국에서 해열제를 구하기조차 힘든 것이 오늘의 현실"이라고 비판했다.

허 대변인은 "코로나19 상황에 그토록 K-방역을 외치며 자화자찬하던 청와대와 정부는 정작 가장 큰 위기 상황에서는 보이질 않는다"며 "매일 똑같은 내용의 브리핑만이 반복되고, 명확한 근거도 제시하지 못한 채 일주일에 한 번씩 찔끔찔끔 완화대책만을 내놓을 뿐"이라고 했다.

안철수 인수위원장이 위원장을 겸하는 인수위 코로나19비상대응특별위원회도 지난 21일 첫 회의를 마친 뒤 서면 브리핑을 통해 "코로나19 정점이 오기 전 방역 조치를 완화한 결과 최근 우리나라가 1일 확진자 수 세계 1위를 기록했으며, 하루 3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며 "이런 위급한 상황에 대해 특위 위원 모두가 문제의식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과학적 근거 중심의 방역 대응이 이뤄지지 못하는 문제에 대해 집중적인 논의가 있었다"며 "코로나19 발생 2년 2개월이 지났음에도 국민의 몇 퍼센트가 코로나19 항체를 가졌는지, 기 확진자의 재감염률 등 코로나19 전반에 대한 데이터 분석이 부족하다"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