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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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사진)는 28일(현지시간) “대외여건 변화가 성장, 물가, 금융 안정에 주는 영향을 균형 있게 고려하면서 금융통화위원회 위원들과 함께 통화정책 및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이날 워싱턴 특파원단에 보낸 귀국 소감에서 “최근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이 크게 높아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미국 금리정책 정상화, 오미크론 확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국 경제 둔화 등으로 물가 상승과 경기 리스크가 동시에 확대돼 그 파장을 가늠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미국과 중국, 러시아의 관계 등 국제질서의 큰 틀이 중장기적으로 어떻게 변화할지에 대한 통찰도 더욱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자는 앞서 지난 24일 지명 소감문에서도 “성장, 물가, 금융 안정을 어떻게 균형 있게 고려하면서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인지 치열하게 고민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후보자 소감문은 원론적 수준이었지만, 통화정책 운용 과정에서 고려할 사안으로 성장을 우선 언급해 다양한 해석을 낳았다. 통화정책 운용 과정에서 물가, 금융 불균형을 주로 언급한 이주열 한은 총재 발언과는 사뭇 다른 뉘앙스였기 때문이다. 성장을 우선 언급한 만큼 금리인상 속도를 다소 늦추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금리인상이 불확실성에 싸인 한국 경제에 충격을 더할 수 있어서다.

반론도 나온다. 이 후보자는 지난 1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유동성에 의존해 (국가 및 가계)부채 비율이 계속 높아지 면 금융시장에 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며 “(한국도) 금리인상을 통해 힘이 들더라도 부채비율을 조정해야 하는 시점에 와 있다”고 말했다. 빨라지는 가계부채 증가 속도를 억제하기 위해 금리인상에 나서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 후보자는 30일 오후(한국시간) 귀국할 예정이다. 다음달 1일부터는 서울 중구 한은 본관 인근 부영태평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태스크포스(TF)팀 사무실로 출근할 계획이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