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훈 기자
신경훈 기자
노루페인트는 최근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이 발표한 ‘2021년 상장기업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평가 및 등급 공표’에서 페인트업계 유일 통합 A등급을 받았다. 환경 부문에서 A등급을, 사회 부문에서 A+ 등급을 획득했다. 지배구조 부문에서도 B+ 등급을 얻었다. 통합 A등급은 작년에 ESG 평가를 한 950개 상장사 중 171개사(22%)만 받을 정도로 어려운 등급이다.

노루페인트가 업계에서 유일하게 통합 A등급을 획득할 수 있었던 것은 단순한 친환경을 넘어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차별화한 활동을 펼쳤기 때문이다. 그 중심엔 작년 초 신설한 ‘ESG 전담 부서’가 있다. ESG 전담 부서는 기업지배구조 헌장 제정,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작성, ESG 교육 및 노사 공동선언 등 내부 임직원에게 ESG 경영의 중요성과 의미를 전달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전개했다. 구성원들의 공감대 형성에 큰 영향을 끼쳤다. 그 결과 각 현업 부서에 노루페인트의 ESG 경영 정신이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기술 개발은 물론 다양한 마케팅 활동에도 ESG 경영 방향성을 반영할 수 있었다.

끊임없는 기술 개발로 환경 지켜

1945년 대한잉크로 시작한 노루페인트는 국내 최초로 지폐·교과서용 인쇄 잉크를 생산했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당시 한국은행 총재 공로상을 받는 등 국내 잉크 역사의 한 획을 그었다. 1953년 평소 다른 동물을 해치지 않으면서 모두에게 사랑받는 이미지를 가진 노루 마크를 기업의 상징으로 도입했다.

올해로 77주년을 맞은 노루페인트는 끊임없는 기술 개발과 혁신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오고 있다. 건축용부터 컬러강판, 자동차 보수용 페인트까지 도료 제품 전반을 생산하고 있다. 축적된 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다양한 친환경 페인트를 개발하는 등 세계 시장을 목표로 기술 혁신에 앞장서고 있다.

특히 노루페인트는 지구 기후 변화와 환경을 고려한 에너지 절감 제품을 개발했다. 옥상 방수용 수성페인트 ‘에너지 세이버 쿨루프’가 대표적이다. 에너지 세이버 쿨루프는 적외선을 반사하는 흰색 특수 안료다. 표면의 열을 대기 중으로 빠르게 방출하는 고반사 효과와 차열 효과를 이용한다. 기존 콘크리트 대비 표면온도를 20도 이상 낮춰 냉방 에너지를 절감한다. 에너지 세이버 쿨루프는 미국의 대표 에너지 효율 인증인 에너지 스타 인증을 획득해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에너지 세이버 쿨워머’는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한 기능성 실내용 수성페인트다. 특수 단열 원료를 사용해 일반 도료에 비해 열전도율이 낮고 단열 성능이 우수하다. 작업성도 뛰어나 간단한 시공으로 단열 효과를 볼 수 있다. 실내 콘크리트 벽면은 물론이고 벽지 페인팅에도 시공할 수 있다.

이 밖에 콘크리트 등에 적용하는 우레탄, 옥상 및 노출 외벽 전용 방수재이자 에너지를 절감해주는 옥상 방수용 페인트, 도로의 온도 상승을 막는 바닥재와 유리에 적용해 냉방 부하를 막는 코팅제 등 다양한 에너지 저감 기술을 접목한 제품을 출시하며 지속 가능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색채연구실, 페인트로 세상을 밝힌다

노루페인트는 색채 연구를 통한 사회 기여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1987년 색채연구실을 갖추면서 자동차, 가전제품, 건축 등 주변의 모든 사물에 대한 전문적인 색채 연구를 시작했다. 노루페인트 색채연구실은 2019년 NSDS(NOROO Seoul Design Studio)로 명칭을 변경하고 전문성을 강화했다. 논리적이고 직관적인 분석을 통해 시대 변화와 흐름을 파악하는 색채 전문 연구기관으로 발전했다.

NSDS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색상에 대한 직관력과 색채·소재·마감(CMF) 디자인 트렌드를 제안하는 트렌드북 ‘커버올(COVER ALL)’을 2016년부터 매년 발간하며 색채 연구개발 성과를 보였다. NSDS는 커버올을 통해 매년 세계 예술가들과 협업을 펼치고 있다. 매년 고유한 가치를 부여한 작품을 공개했다. 2018년엔 최신 디자인 트렌드를 선도하는 일본 도쿄의 중심지 긴자의 쓰타야 서점에서 커버올 론칭을 기념하는 전시를 진행해 일본 관람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NSDS는 올해 초 여섯 번째 커버올을 발간했다. 내용과 형식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작가 허명욱, 미쉐린 2스타 오너셰프 임정식, 인테리어 디자이너 양태오, 방송인 조세호 등이 함께했다. 이번 커버올은 해외 독자를 위해 쓰타야 서점과 이탈리아 밀라노 아르마니 리브로에서도 동시 판매됐다.

한경원 NSDS 실장은 “책 그 자체만으로도 소장 가치를 지닐 수 있도록 에디션마다 특별한 가치를 부여했다”며 “앞으로도 NSDS는 우리 사회에 도움이 될 컬러 연구 활동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