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경기 이천 M16 공장 전경 [사진=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 경기 이천 M16 공장 전경 [사진=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가 국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키파운드리를 인수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SK하이닉스의 키파운드리 인수 건에 대해 반도체 성숙제품 파운드리 시장에서의 경쟁제한 우려가 없다고 판단해 승인했다고 30일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0월 매그너스반도체로부터 키파운드리 주식 100%를 약 5758억원에 취득하는 계약을 맺고 같은해 12월 기업결합을 신고했다. SK하이닉스 자회사인 SK하이닉스시스템IC와 키파운드리는 8인치 웨이퍼 팹(fab) 운영기업으로 전세계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업체) 등에 90나노미터 이상의 성숙제품 파운드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SK하이닉스시스템IC는 CMOS 이미지 센서, 전력반도체(Power IC), 디스플레이구동칩(DDI) 등이 주력 서비스 분야다. 키파운드리는 DDI, 혼합신호(Mixed Signal), 비휘발성 메모리(eNVM) 등이 주력이다.

공정위는 중첩되는 사업영역인 글로벌 성숙제품 파운드리 시장을 중심으로 수평결합을 검토한 결과 두 회사 합계 점유율이 5%대에 불과해 경쟁제한 우려가 적다고 봤다. 이 시장에는 TSMC, UMC, 글로벌 파운드리 등 대체 경쟁사업자가 있어 단독으로 경쟁제한행위를 할 가능성도 낮다고 판단했다.

수직결합 측면 영향도 검토했으나 경쟁제한성이 미미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SK하이닉스는 결합 전 컨트롤러 등 첨단·주류제품 생산은 TSMC 등 제3의 업체에 위탁하고, CMOS 이미지 센서 등 성숙제품 생산은 자회사인 SK하이닉스시스템IC에 대부분 위탁해왔다.

그러나 키파운드리는 12인치 웨이퍼 팹과 첨단제품 공정기술이 없어 결합 뒤에도 SK하이닉스가 키파운드리에게 첨단제품 등 생산을 위탁해 경쟁자를 배제할 가능성은 낮다는 설명이다.

비교적 오래된 생산설비인 8인치(200mm) 웨이퍼 팹에서는 주로 성숙제품을 생산하고, 최근 장비인 12인치(300mm) 웨이퍼 팹에서는 주로 첨단제품을 생산한다.

공정위 관계자는 "앞으로도 변화 속도가 빠른 반도체·전기차 등 혁신기반 산업의 기업결합은 최대한 신속히 심사해 혁신 생태계 구축을 뒷받침할 계획"이라면서 "경쟁제한적 기업결합으로 인해 혁신 성장이 저해되지 않도록 감시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