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고흥군은 일제에 항거했던 우리 조상의 기개와 당시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옛 편지 의(義)로써 잃어버린 나라를 다시 찾다' 특별기획전을 분청문화박물관에서 개막했다고 30일 밝혔다.

'옛 편지에서 의를 읽다'…고흥 분청문화박물관 특별전
이번 전시에서는 군민들로부터 기증받은 고문서(간찰) 50여점이 오는 6월 19일까지 선보인다.

지난해 고흥분청문화박물관은 군민들로부터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에 걸쳐 작성된 간찰 400여점을 기증받았다.

기증받은 간찰은 독립운동가였던 삼호재(三乎齋) 송주헌(宋柱憲·1872∼1950) 선생이 가족이나 문인들과 주고받은 편지다.

간찰은 전·근대 시대의 편지로, 개인의 필체, 심리 변화 등 당시 시대상을 느낄 수 있다.

고흥 출신인 송주헌 선생은 연재학파의 대표적인 문인으로 항일운동을 주도한 유림의 대표로 알려졌다.

1919년 1월 고종 황제가 승하하자 파리장서 운동과 순종 복위 운동에 참여해 일본 헌병에게 체포돼 8개월간 옥고를 치렀다.

간찰에는 송주헌 선생이 다른 유림과 함께 일제에 항거했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정부는 그의 헌신과 항일운동 공적을 인정해 1990년 건국훈장 애족장을 수여했다.

고흥군 관계자는 "송주헌 선생의 고문서는 일제에 항거한 역사와 자주독립, 가족에 대한 애틋한 그리움까지 읽을 수 있는 소중한 자료"라며 "이번 전시에 소중한 문화유산을 기증해주신 모든 분에게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