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산업 본사 사옥. 한경DB
화성산업 본사 사옥. 한경DB
대구지역 대표 건설기업인 화성산업에서 발생한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정기주주총회를 이틀 앞두고 일단락됐다. 경영권 분쟁 심화로 상승했던 주가는 분쟁이 마무리되면서 급락했다.

화성산업은 이인중 명예회장과 동생 이홍중 회장 간 경영권 분쟁을 끝내기로 지난 29일 합의했다고 30일 밝혔다. 화성산업 관계자는 "관계사인 화성개발과 동진건설을 빠른 시일 내 계열 분리해 독자 경영하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창업주 고(故) 이윤석 회장이 1958년 설립한 화성산업은 그동안 이 명예회장과 이 회장이 함께 2세 경영을 이어왔다. 2019년부터 이 명예회장의 아들인 이종원 대표가 이 회장과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형제간 갈등이 불거진 건 지난해 말 이 회장이 화성개발이 보유한 화성산업 주식 112만 주를 본인이 지배하는 동진건설에 매각한 게 알려지면서다. 이 명예회장은 이 회장이 회사 지배력을 높여 단독경영체계를 갖추려고 상의 없이 지분을 매각했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 측을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배임으로 고소하기도 했다. 31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형제간 경영권을 두고 지분 대결이 벌어질 것으로 관측됐다. 이 명예회장은 동진건설이 보유한 화성산업 지분에 대해 의결권행사를 금지해달라며 대구지방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주총을 이틀 앞두고 두 형제가 극적으로 합의했다. 화성산업에 따르면 주총에서 이 명예회장의 아들인 이종원 대표를 회장으로 선임하기로 했다. 이홍중 회장은 회장직에서 물러나 명예회장을 맡고, 화성개발과 동진건설을 독자 경영하게 된다.

앞으로 이종원 대표 체제로 운영되는 화성산업은 경영권 갈등으로 흔들린 조직을 안정시키는 게 우선 과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선 이홍중 회장 측이 화성산업 임원과 간부진 등을 데리고 나갈 것이란 관측도 있다.

한편 경영권 분쟁이 일단락되면서 주가는 급락했다. 이날 화성산업은 전날보다 24.91% 급락한 2만2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경영권 분쟁이 심화하면서 상승한 주가가 분쟁 국면이 마무리되면서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