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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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들이 미국 증시 하락에 베팅하는 3배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에 몰려들고 있다. 반면 연초부터 집중적으로 사들였던 3배 레버리지 ETF에 대해선 차익 실현에 나서고 있다.

"나스닥 곧 조정장 온다"…'내리면 3배 ETF' 사는 개미
3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최근 한 주(3월 23~29일) 동안 국내 투자자가 가장 많이 사들인 해외주식은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숏 QQQ(티커명 SQQQ)’다. 순매수 규모가 3674만달러에 달한다. 이 상품은 나스닥100지수의 일간 수익률을 역으로 3배 추종하는 ETF다. 나스닥100지수가 하루에 1% 내리면 3%의 수익을 얻는 구조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를 역으로 3배 추종하는 인버스 ETF인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베어 3X 셰어즈(SOXS)’는 같은 기간 순매수 상위 7위를 기록했다. 순매수 금액은 1195만달러다.

반면 서학개미는 레버리지 ETF에 대해 순매도세로 전환했다. 한 주 동안 나스닥100지수 상승률의 3배 수익이 나도록 설계된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TQQQ)’를 5174만달러어치 팔아치웠다. 이 상품은 올 들어 서학개미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이다.

미국 증시가 단기간 급등했다는 판단하에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나스닥지수는 최근 11거래일 동안 16.20% 상승했다. 높은 인플레이션, 미국 중앙은행(Fed)의 긴축 기조 강화, 장·단기 금리차 역전 등 악재가 남아 있음에도 증시가 급반등하자 일부 되돌림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하는 모습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3배 인버스 ETF의 위험이 매우 큰 만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음(-)의 복리 효과로 인해 지수 등락이 반복되기만 해도 원금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김도현 삼성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의 관성 자체가 하락보다는 위로 올라가려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인버스 상품은 명확한 근거를 갖고 투자해야 한다”며 “언제 손절매할 것인지 사전에 정하고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미국 증시의 반등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성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경제와 기업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탄탄한 만큼 반등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