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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가루값 치솟고 배달비 또 올라…골목식당 "팔아도 남는 게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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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님들 떨어질까 겁나서
    떡볶이값 500원도 못 올려"
    재료비·임대료 등 빼면 '빈손'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밀가루부터 식용유까지 재료 가격이 모두 상승하는데 배달비까지 오르네요. 손님들 떨어질까 무서워서 떡볶이 가격 500원도 인상할 수가 없어요.”

    서울 강동구 천호동에서 3년째 분식집을 운영하는 이모씨(43)는 “떡볶이·순대·어묵 세트가 1만2000원인데, 배달비와 수수료를 떼면 7000원 정도 남는다”며 “여기서 재료비와 임대료까지 빼면 남는 게 없다”고 푸념했다.

    식자재 가격 폭등에 배달비 인상까지 맞물리며 자영업자들이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30일 관세청 수출입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t당 331달러에 수입되던 밀은 올해 2월 들어 11.5% 오른 369달러를 기록했다. 코로나19로 밀 수급이 불안정해 같은 기간 수입량은 51만2113t에서 30만4985t으로 쪼그라들었다. 빵과 튀김 등에 쓰이는 팜유·대두유 같은 식용유도 t당 1106달러에서 1246달러로 12.7% 뛰었다.

    밀가루값 치솟고 배달비 또 올라…골목식당 "팔아도 남는 게 없어요"
    밀가루 가격은 코로나19로 세계 공급망이 붕괴한 지난해부터 꾸준히 오르다가 지난달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급상승했다. 두 국가가 세계 밀 수출량의 30%를 차지하고 있는 탓이다. 4대 주요 식용유 수급도 불안정하다. 주요 팜유 생산국인 말레이시아는 노동력 부족으로 생산량이 급감했다. 캐나다의 카놀라유,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대두유는 가뭄으로 생산 차질을 빚고 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는 세계 해바라기유 수출의 75%를 차지하고 있다. 분식집, 중식당 등 밀가루를 원재료로 쓰는 자영업자들은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서울시 마포구에서 빵집을 운영하는 한모씨(51)는 “앞으로 밀가루 가격이 더 오른다고 해서 사재기라도 해야 하나 싶다”고 토로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배달비도 올랐다. 배달 플랫폼 배달의민족은 지난 22일 단건 배달 ‘배민1’의 프로모션을 중단하고 요금을 인상했다. 그동안 중개수수료는 1000원, 배달비 5000원으로 고정돼 있었지만, 이번 개편으로 요금제가 세 가지로 세분화됐다. 업주들이 가장 많이 선택하는 기본형은 중개수수료로 음식값의 6.8%, 배달비 6000원을 부과한다. 중개수수료는 업주가 모두 부담하되 배달비는 업주가 자율적으로 정하는 비율에 따라 업주와 고객(배달 팁)이 나눠서 지급한다. 쿠팡이츠는 중개수수료 9.8%에 배달비 5400원으로 요금제를 개편했다.

    예를 들어 배민1로 2만원짜리 음식을 주문받은 업주는 1만740원을 가져가게 된다. 중개수수료(1360원), 결제정산 수수료(700원), 부가세(1200원), 배달비(6000원)가 차감되기 때문이다. 이때 업주가 배달비를 모두 부담하지 않고 고객에게 3000원의 배달 팁을 부과해도 수중에 남는 돈은 1만3740원이다.

    치솟는 배달비를 잡기 위해 정부는 지난달부터 ‘배달비 공시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가격 정보 공개로 기업 간 경쟁을 유도해 가격을 억제하겠다는 취지지만, 이미 앱에서 확인할 수 있는 정보를 모아 놓는 것만으로는 가격 인하에 효과가 없다는 지적이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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