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부족 등의 영향으로 미국의 지난 1월 주택 가격이 전년 같은 달보다 19% 이상 급등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주택담보대출 이자율이 상승하기 전에 집을 사려는 수요가 연초에 집중됐다. 주택담보대출 이자율이 오르기 시작하면 주택 매수 수요가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美 집값, 1월에 19% 껑충…"금리 더 오르기 전에 사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전역의 주택 가격을 반영하는 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가 1월 기준 연율 19.2% 상승한 281.85를 기록했다고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해 12월 상승률 18.9%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1월에 미국 주택 가격이 급등한 주요 원인은 공급 부족이다. 미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1월 말 기준 주택 재고는 1999년 집계를 시작한 이후 최소치를 기록했다.

공급 부족이 이어지면서 지난해 미국 집값이 고공행진했음에도 내집을 마련하려는 수요는 꺾이지 않고 있다. 그 결과 1월에도 구매자 간 경쟁이 치열했고, 매도자가 제시한 가격에 웃돈이 붙어 거래가 성사되는 경우가 늘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더 상승하기 전에 주택을 사려는 수요도 영향을 미쳤다. Fed의 기준금리 인상이 유력해지자 수요자들이 연초부터 선제적으로 움직였다는 얘기다. 기준금리가 상승하면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따라 오른다. Fed는 지난 15~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기준금리를 연 0.25%포인트 올렸다. Fed는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예정이다. 미국 모기지회사 프레디맥에 따르면 3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이율은 지난주 연 4.4%를 넘겼다. 올초보다 1%포인트 상승했다.

미국 부동산업계는 집값 및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을 감당하기 어려워진 수요자들이 시장에서 이탈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연초까지만 해도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의 충격이 시장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크레이그 라자라 S&P다우존스인디시즈 전무는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곧 분명하게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주택 구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달리는 상황에는 별반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지난달 시장에 매물로 나온 주택은 1월보다 늘어나긴 했지만 여전히 평년 수준을 밑돌고 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