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미국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안드로이드폴리스 등 외신에 따르면 전자기기 성능측정 전문사이트 긱벤치의 공동창업자 존 풀(John Poole)은 최근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샤오미 플래그십 기종 '샤오미 미11'의 성능 조작 의심 정황을 포착했다고 게시했다. 샤오미가 의도적으로 앱 이름에 따라 성능을 조작했다는 설명이다. 가령 벤치마크 앱 상에서 의도적으로 성능을 높게 보이게 하는 방식이다.
존 풀은 "긱벤치 벤치마크 앱을 유명 게임 '포트나이트'로 이름을 변경한 후 측정했을 때 싱글코어 성능은 약 30%, 멀티코어 점수는 약 15%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스마트폰 제조사가 벤치마크 성능이 아닌 앱 성능을 감소시켜 소비자를 오도하는 게 실망스럽다"며 "샤오미 제품군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번 주중 벤치마크 차트에서 제외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해외 IT 매체 폰아레나는 이를 두고 "이런 결과는 샤오미가 게임 앱 성능을 일부러 제한해 배터리 소모 및 발열 등을 저지하려고 했던 것으로 추측된다"고 분석했다.
최신 플래그십 기종인 '샤오미12' 시리즈도 성능 조작 의심을 받고 있다. 퀄컴 스냅드래곤8 1세대(Gen1)가 탑재된 샤오미12 프로에서 긱벤치 또는 게임 '원신'으로 인식하는 앱은 넷플릭스나 크롬 앱에 비해 최대 50% 향상된 싱글코어 점수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샤오미는 지난해 샤오미11T 프로 기종에도 같은 혐의를 받았지만 당시에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삼성전자의 GOS 논란 이후 연달아 터졌다.
삼성전자는 이달 초 고성능 연산 처리 등을 요구하는 게임 앱 등에 성능을 제한하는 GOS를 강제로 적용해 소비자 원성을 산 바 있다. 이에 긱벤치는 삼성전자 갤럭시S22 시리즈와 갤럭시탭S8 시리즈 등을 벤치마크 차트에서 제외했다. GOS로 고의적 성능저하 논란이 불거지면서 성능측정 신뢰도가 훼손됐다는 이유다. 이후 삼성전자는 GOS 기능을 사용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SW)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