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도사 성파 스님에 "자주 찾아뵐 것"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이날 문 대통령은 법회에 앞서 성파 스님과의 차담 자리에서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하고 자연으로 돌아가서 잊혀진 삶, 자유로운 삶을 살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앞서 2020년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임기 후 계획에 대해 "잊혀진 사람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언급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또 "종정 예하께서 불교계의 화합뿐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의 대통합을 이끌어주시기를 바란다"면서 "퇴임하게 되면 통도사 옆으로 가게 돼 가까운 이웃이 되는데 자주 찾아뵙고 가르침을 청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오는 5월9일 임기를 마치면 통도사 인근의 신축 사저에서 생활하게 되는데 가끔 통도사를 찾아 성파 스님과 대화를 나누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잊혀진 사람이 되겠다'는 발언 외에 퇴임 후 구체적인 생활에 대해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이에 성파 스님은 "문 대통령을 전부터 존경해 마음으로 가깝게 지냈다"면서 '행백리자반구십리(行百里子半九十里)'라는 문구를 소개한 뒤 "문 대통령이 임기를 잘 마무리하도록 협조하겠다"고 덧붙였다.
행백리자반구십리'(行百里子半九十里)는 '백 리 길을 가는 사람은 구십 리를 반으로 여기며, 남은 십 리가 중요하다'는 뜻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축사에서 "불교는 코로나19 유행 속에서도 동체 대비의 정신을 실천해 국민께 희망의 등불을 밝혔다"면서 "종정 예하는 모두를 차별 없이 존중하고 배려하는 '상불경 보살'의 정신과,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선한 마음을 강조하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가르침대로 우리 사회가 갈등과 대립을 넘어 화합과 통합의 시대로 나아가길 바라마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