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면 아마존과 1645배 격차"…파나소닉의 승부수 [정영효의 일본산업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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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매출·시가총액이 30년전보다 적은 '일본병'
"이대로면 아마존의 1/1645·소니 1/391"
파나소닉홀딩스로 이름 바꾸고 지주사 전환
삼성전자 매출 1/4인데 계열사·직원수 2배
"이대로면 아마존의 1/1645·소니 1/391"
파나소닉홀딩스로 이름 바꾸고 지주사 전환
삼성전자 매출 1/4인데 계열사·직원수 2배
일본을 대표하는 전자기업 파나소닉이 4월부터 지주회사로 전환한다. 30년 전보다 매출과 시가총액이 줄어드는 등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을 닮은 성장정체를 타개하기 위한 승부수다.
파나소닉은 4월1일부터 지주회사로 전환하고, 회사이름을 파나소닉홀딩스로 바꾼다. 2008년 마쓰시타전기산업이었던 사명을 브랜드명인 파나소닉으로 바꾼 지 14년 만이다. 기존 사업부를 물적 분할해 지주사 아래에 생활가전, 주택, 인더스트리, 오토모티브, 커넥트 등 8개 사업회사를 거느리는 구조다.
지난해 지주사 전환을 선언하면서 파나소닉은 "어중간했던 사업부 대표의 권한과 책임을 명확히 해 보다 적극적으로 선택과 집중을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3월30일 현재 파나소닉 시가총액은 2조9680억엔으로 1991년말 3조376억엔보다 낮다. 파나소닉과 함께 일본 양대 전자회사로 불리던 소니의 시가총액은 16조3121억엔으로 경쟁사라는 표현이 무색해졌다. 삼성전자와 경쟁에서 밀린 소니가 제조회사에서 콘텐츠 회사로 변신하는데 성공한 것과 달리 파나소닉은 사업재편에 실패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의 스타 칼럼리스트 나카야마 아쓰시는 지난 24일 칼럼에서 "현 상태대로라 면 30년 후 아마존의 매출은 1경6455조엔, 소니는 391조엔이 되는 반면 파나소닉은 10조엔으로 제자리걸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 회사의 매출이 10조엔이고, 아마존과 소니, 파나소닉의 지난 10~20년간 매출 증가율이 30년간 지속된다는 가정에서다.
아마존의 매출은 지난 20년간 연 평균 28%씩 늘었다. 소니(엔터테인먼트 사업부 기준)도 10년간 연 평균 매출 증가율이 13%였지만 파나소닉의 성장률은 '제로(0)'였다. 이대로라면 30년후 아마존과 1645배, 소니와 39배 격차가 벌어지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파나소닉의 선택이 지주사 전환이다.
지난해에는 그룹 사상 최대 규모인 총 7860억엔을 들여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인 블루욘더를 인수했다. 블루욘더는 인공지능(AI)으로 제품의 수요와 납기를 예측하고 공급망 개선 방안을 제시하는 소프트웨어 업체다. 파나소닉은 블루욘더 인수로 제조업에 소프트웨어를 융합해 서비스형 기업으로 변신하는 세계적 흐름에 합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매장용 폐쇄회로TV(CCTV)와 물류시설용 바코드 판독 단말기 등 세계 시장 점유율이 높은 제품에 블루욘더의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서비스형 기업으로 사업을 재편할 계획이다. 매월 서비스요금을 받는 정기구독형 사업도 벌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업구조를 대폭 개선했지만 남은 과제도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다. 2011~2012년 2년 연속 8000억엔에 가까운 적자를 낸 파나소닉은 ‘낡은 파나소닉과 결별’을 선언했다.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에 편중됐던 사업구조를 기업 간 거래(B2B)로 바꾸기로 했다. 2000년대 이후 한국 및 중국 기업과의 경쟁에서 밀린 반도체, 휴대폰, TV 시장에서 철수하는 대신 헬스케어기업으로 변신한 필립스를 참고했다.
하지만 결별하겠다던 가전 의존도는 오히려 더 높아졌다. 8개 사업회사 가운데 생활가전 부문의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60%를 넘는다.
비대한 조직도 개선해야 할 부분으로 지적된다. 파나소닉은 항공기 엔터테인먼트시스템, 태플릿PC부터 자전거, 건전지, 용접기, 산업용 코일 등 '안 만드는게 없는' 종합전자회사 모델을 고수하고 있다.
작년말 파나소닉의 계열사는 537개, 임직원수는 24만786명이었다. 매출이 파나소닉의 4배인 삼성전자의 계열사수는 228개, 임직원수는 11만3485명이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파나소닉은 4월1일부터 지주회사로 전환하고, 회사이름을 파나소닉홀딩스로 바꾼다. 2008년 마쓰시타전기산업이었던 사명을 브랜드명인 파나소닉으로 바꾼 지 14년 만이다. 기존 사업부를 물적 분할해 지주사 아래에 생활가전, 주택, 인더스트리, 오토모티브, 커넥트 등 8개 사업회사를 거느리는 구조다.
지난해 지주사 전환을 선언하면서 파나소닉은 "어중간했던 사업부 대표의 권한과 책임을 명확히 해 보다 적극적으로 선택과 집중을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총 '소니 16조 vs 파나소닉 3조'
파나소닉이 지주사 전환이라는 승부수를 던진 건 30년 전보다 매출과 시가총액이 오히려 줄어든 '일본병'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다. 2021회계연도(2021년 4월~2022년 3월) 파나소닉은 7조3000억엔(약 75조357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1991년 매출보다 1500억엔이 적다.3월30일 현재 파나소닉 시가총액은 2조9680억엔으로 1991년말 3조376억엔보다 낮다. 파나소닉과 함께 일본 양대 전자회사로 불리던 소니의 시가총액은 16조3121억엔으로 경쟁사라는 표현이 무색해졌다. 삼성전자와 경쟁에서 밀린 소니가 제조회사에서 콘텐츠 회사로 변신하는데 성공한 것과 달리 파나소닉은 사업재편에 실패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의 스타 칼럼리스트 나카야마 아쓰시는 지난 24일 칼럼에서 "현 상태대로라 면 30년 후 아마존의 매출은 1경6455조엔, 소니는 391조엔이 되는 반면 파나소닉은 10조엔으로 제자리걸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 회사의 매출이 10조엔이고, 아마존과 소니, 파나소닉의 지난 10~20년간 매출 증가율이 30년간 지속된다는 가정에서다.
아마존의 매출은 지난 20년간 연 평균 28%씩 늘었다. 소니(엔터테인먼트 사업부 기준)도 10년간 연 평균 매출 증가율이 13%였지만 파나소닉의 성장률은 '제로(0)'였다. 이대로라면 30년후 아마존과 1645배, 소니와 39배 격차가 벌어지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파나소닉의 선택이 지주사 전환이다.
◆가전 의존도·비대한 조직은 과제
제조업 마인드를 버리지 못한다'는 지적을 반영한 듯 파나소닉은 사업재편의 하나로 '오퍼레이션엑설런스 주식회사'라는 계열사를 설립했다. 생산설비와 판매망을 갖추지 않고 그룹 전 사업부에서 뽑은 인재들로 구성돼 솔루션(과제해결형) 사업을 전담하는 회사다.지난해에는 그룹 사상 최대 규모인 총 7860억엔을 들여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인 블루욘더를 인수했다. 블루욘더는 인공지능(AI)으로 제품의 수요와 납기를 예측하고 공급망 개선 방안을 제시하는 소프트웨어 업체다. 파나소닉은 블루욘더 인수로 제조업에 소프트웨어를 융합해 서비스형 기업으로 변신하는 세계적 흐름에 합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매장용 폐쇄회로TV(CCTV)와 물류시설용 바코드 판독 단말기 등 세계 시장 점유율이 높은 제품에 블루욘더의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서비스형 기업으로 사업을 재편할 계획이다. 매월 서비스요금을 받는 정기구독형 사업도 벌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업구조를 대폭 개선했지만 남은 과제도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다. 2011~2012년 2년 연속 8000억엔에 가까운 적자를 낸 파나소닉은 ‘낡은 파나소닉과 결별’을 선언했다.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에 편중됐던 사업구조를 기업 간 거래(B2B)로 바꾸기로 했다. 2000년대 이후 한국 및 중국 기업과의 경쟁에서 밀린 반도체, 휴대폰, TV 시장에서 철수하는 대신 헬스케어기업으로 변신한 필립스를 참고했다.
하지만 결별하겠다던 가전 의존도는 오히려 더 높아졌다. 8개 사업회사 가운데 생활가전 부문의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60%를 넘는다.
비대한 조직도 개선해야 할 부분으로 지적된다. 파나소닉은 항공기 엔터테인먼트시스템, 태플릿PC부터 자전거, 건전지, 용접기, 산업용 코일 등 '안 만드는게 없는' 종합전자회사 모델을 고수하고 있다.
작년말 파나소닉의 계열사는 537개, 임직원수는 24만786명이었다. 매출이 파나소닉의 4배인 삼성전자의 계열사수는 228개, 임직원수는 11만3485명이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