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평 살인사건' 용의자가 20년 전 남긴 말 "베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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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해, 2002년 3월 MBC '러브하우스' 출연
"잠버릇 심해 부모님께 죄송"…진행자 "대견"
"잠버릇 심해 부모님께 죄송"…진행자 "대견"
경기도 가평의 한 계곡에서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수사를 받던 도중 도주해 공개 수배된 이은해 씨가 20년 전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했던 말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당시 초등학교 6학년이었던 이 씨는 "나중에 크면 어려운 사람에게 베풀고 싶다"라고 말했다.
지난 30일 국내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 씨가 2002년 3월 MBC 예능프로그램 '러브하우스'에 출연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러브하우스는 방송인 신동엽 씨가 경제적으로 힘든 가정의 집을 개조해주는 컨셉의 프로그램이었다.
이 씨는 장애가 있는 부모와 함께 출연한 방송에서 "부모님의 휠체어를 보관하느라 제 방이 없다", "부모님과 방을 함께 쓰는데 제 잠버릇이 심해서 죄송하다"는 등의 발언을 했다. 방송 진행자들은 이 씨를 향해 "참 대견하다"라며 칭찬했다.
집 개조 공사를 모두 마친 뒤에는 "부모님이 오늘처럼 말을 많이 하고 우는 모습을 처음 봤다"면서 "저도 받은 만큼 나중에 크면 다른 어려운 사람에게 베풀고 싶다"고 말해 감동을 자아냈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도대체 어떤 삶을 산 것인가", "부모님은 마음이 얼마나 아플까", "어릴 때는 양이었는데 어른이 돼서 늑대로 변했다"라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인천지검 형사2부(김창수 부장검사)는 이날 이 씨와 공범 조현수 씨가 지난 2019년 경기도 가평의 한 계곡에서 수영을 전혀 할 줄 모르는 이 씨의 남편 A 씨를 다이빙하게 한 뒤 구조하지 않는 방식으로 살해했다고 보고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지명수배했다.
앞서 두 사람은 같은 해 2월에도 강원도 양양군 한 펜션에서 A씨에게 복어 피 등을 섞은 음식을 먹여 살해하려고 했으나 독성이 치사량에 못 미쳐 미수에 그쳤다. 또 3개월 뒤에는 경기도 용인시 한 낚시터에서 A 씨를 물에 빠뜨려 살해하려다가 잠에서 깬 지인에게 발각되기도 했다.
검찰은 내연 관계로 알려진 두 사람이 A 씨의 명의로 가입된 생명 보험금 8억원을 노리고 살해한 것으로 판단했다. 실제로 이 씨는 남편이 사망하고 5개월 뒤 보험회사에 남편의 보험금을 청구했다가 거절당했다. 당시 보험회사는 심사 과정에서 사기 범행을 의심해 보험금 지급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A 씨가 사망한 뒤 경기 가평경찰서는 변사 사건으로 내사 종결했으나 2019년 10월 유족의 지인이 경기 일산서부경찰서에 제보해 재수사가 진행됐다. 검찰은 9개월 동안 이 씨와 조 씨의 집을 압수수색하고 현장검증을 3차례 했으며 관련자 30명가량을 조사했다. 이 씨와 조 씨는 지난해 12월 13일 처음 검찰에 출석해 조사받았고, 다음날 이어질 2차 조사를 앞두고 도주한 뒤 3개월째 행방이 묘연한 상태지만 검찰은 신속한 검거를 자신하고 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
지난 30일 국내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 씨가 2002년 3월 MBC 예능프로그램 '러브하우스'에 출연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러브하우스는 방송인 신동엽 씨가 경제적으로 힘든 가정의 집을 개조해주는 컨셉의 프로그램이었다.
이 씨는 장애가 있는 부모와 함께 출연한 방송에서 "부모님의 휠체어를 보관하느라 제 방이 없다", "부모님과 방을 함께 쓰는데 제 잠버릇이 심해서 죄송하다"는 등의 발언을 했다. 방송 진행자들은 이 씨를 향해 "참 대견하다"라며 칭찬했다.
집 개조 공사를 모두 마친 뒤에는 "부모님이 오늘처럼 말을 많이 하고 우는 모습을 처음 봤다"면서 "저도 받은 만큼 나중에 크면 다른 어려운 사람에게 베풀고 싶다"고 말해 감동을 자아냈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도대체 어떤 삶을 산 것인가", "부모님은 마음이 얼마나 아플까", "어릴 때는 양이었는데 어른이 돼서 늑대로 변했다"라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인천지검 형사2부(김창수 부장검사)는 이날 이 씨와 공범 조현수 씨가 지난 2019년 경기도 가평의 한 계곡에서 수영을 전혀 할 줄 모르는 이 씨의 남편 A 씨를 다이빙하게 한 뒤 구조하지 않는 방식으로 살해했다고 보고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지명수배했다.
앞서 두 사람은 같은 해 2월에도 강원도 양양군 한 펜션에서 A씨에게 복어 피 등을 섞은 음식을 먹여 살해하려고 했으나 독성이 치사량에 못 미쳐 미수에 그쳤다. 또 3개월 뒤에는 경기도 용인시 한 낚시터에서 A 씨를 물에 빠뜨려 살해하려다가 잠에서 깬 지인에게 발각되기도 했다.
검찰은 내연 관계로 알려진 두 사람이 A 씨의 명의로 가입된 생명 보험금 8억원을 노리고 살해한 것으로 판단했다. 실제로 이 씨는 남편이 사망하고 5개월 뒤 보험회사에 남편의 보험금을 청구했다가 거절당했다. 당시 보험회사는 심사 과정에서 사기 범행을 의심해 보험금 지급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A 씨가 사망한 뒤 경기 가평경찰서는 변사 사건으로 내사 종결했으나 2019년 10월 유족의 지인이 경기 일산서부경찰서에 제보해 재수사가 진행됐다. 검찰은 9개월 동안 이 씨와 조 씨의 집을 압수수색하고 현장검증을 3차례 했으며 관련자 30명가량을 조사했다. 이 씨와 조 씨는 지난해 12월 13일 처음 검찰에 출석해 조사받았고, 다음날 이어질 2차 조사를 앞두고 도주한 뒤 3개월째 행방이 묘연한 상태지만 검찰은 신속한 검거를 자신하고 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