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보험주의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오미크론 확산이 이어지면서 통행량이 감소해 손해율이 줄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다음달부터 백내장 수술에 대한 지급 기준이 강화되면서 손실이 줄어들 것이란 기대도 있다. 증권가에선 1분기 실적 시즌까지 안정적인 주가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봤다.

오미크론확산·나이롱환자방지에 손해보험株 고공행진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30일까지 메리츠화재는 11% 올랐고 DB손해보험도 10% 상승했다. 같은 기간 삼성화재 역시 8.9% 올랐고, 현대해상도 7% 올랐다. 동 기간 코스피 상승률이 1.7%에 그쳤음을 감안하면 손해보험주의 상승률은 눈에 띈다.

먼저 오미크론 확산이 영향을 미쳤다. 야외활동이 줄어들면서 교통사고 등이 감소해 보험금 청구가 줄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설계사들의 대면영업이 어려워지면서 손해보험사 입장에선 인건비 지출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근 유가가 급등하는 것 역시 통행량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백내장 수술에 대한 지급 기준이 강화되는 것도 호재다. 다음달부터 백내장 수술에 실손보험금을 청구하려면 검사결과(세극등현미경검사)를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한다. 이른바 '나이롱환자'를 막자는 취지에서다. 보험연구원은 지난해 백내장수술로 지불된 실손보험금을 1조1528억원으로 추정했다. 백내장은 실손보험 적자의 약 3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백내장 수술 심사 기준 강화를 시작으로 다른 비급여 항목도 손질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보험금 누수가 가장 심했던 백내장 수술에 대한 심사기준 강화로 도수치료, 주사제 등 과잉진료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다른 비급여 항목과 관련해서도 긍정적 변화를 기대해볼 수 있다"며 "차기 정부에서는 건강보험 강화방침은 이어가되 비급여의 무분별한 급여화에 대한 인식을 기반으로 과잉진료 억제, 실손요율 자율성 제고 등의 조치가 병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장기적으론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역시 긍정적이란 평가다. 그동안은 보험계약이 이뤄지면 보험료가 바로 매출에 반영됐는데 앞으로는 보험금 지급 구조나 신계약비 상각 등을 감안해 일정 기간 마다 균등하게 손익을 인식하게 된다. 실적 안정성 및 가시성을 크게 제고시키면서 기업가치가 올라갈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임희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전파력이 높은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유행으로 격리자가 증가하는 구간에서는 모든 손해보험사에 대한 긍정적인 접근이 유효하다"며 "2023년 IFRS17 도입 후 증익을 앞둔 가운데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인한 이익 개선은 손익 흐름을 안정화 시키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