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현직 한범덕 '징검다리 3선' 도전에 송재봉·허창원 맞불
국민의힘 김태수·이범석·최진현·최현호 4명 공천경쟁 치열

청주시장 선거가 충북의 최대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충북 인구(159만여명)의 절반이 넘는 86만명(54%)이 사는 수부도시를 이끌 수장이 되겠다고 출사표를 낸 인물만 벌써 6명이다.

현직인 한범덕(70) 시장도 조만간 '연임 도전'을 선언할 것으로 예상돼 본선 진출자를 가리기 위한 여야 후보군의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연임 불허' 청주시장 선거 7명 각축…충북 최대 격전지 부상
민주당에서는 송재봉(52)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허창원(51) 전 충북도의원이 한 시장에 맞서 공천 경쟁에 뛰어들었다.

국민의힘은 이범석(55) 전 청주부시장, 김태수(56) 청주시의원, 최진현(50) 전 청주시의원, 최현호(64) 서원구 당협위원장이 예비후보 등록을 하고 본선 티켓을 거머쥐기 위한 발품팔이에 나서고 있다.

한 시장의 출마가 기정사실화되면서 사상 첫 연임 시장 탄생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청주 시민들은 1995년 지방선거가 실시된 이후 여태껏 단 한 번도 현직 시장의 연임을 허락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청주시장은 4년짜리 임시직'이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왔다.

2010년 제5회 지방선거에서 처음 시장이 된 현직 한 시장도 연임에 실패한 뒤 4년의 공백기를 거쳐 2018년 다시 당선됐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역대 시장들이 쉽게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지역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해 번번이 쓴잔을 마셨다고 분석한다.

한 시장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최초의 연임이자 징검다리 3선 시장의 새 역사를 쓰게 된다.

하지만 경쟁자들은 한 시장에게 이런 '영광'을 호락호락 넘겨주지 않겠다고 벼른다.

공약 등을 통해 표심을 자극하면서도 시정 비판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민주당 허 예비후보는 최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고교 선배인 한 시장을 향해 "더 강하고 탄탄한 청주를 만들테니 현명하고 진정성 있는 결단을 내려달라"며 직설적으로 퇴진을 촉구했다.

송 예비후보도 지난 16일 출마선언에서 "변화를 두려워하고 현실에 안주하는 불통 정치에 마침표를 찍고, 젊고 역동적인 청주를 만들겠다.

기후 위기 등 복합적 난제를 해결하려면 안전한 길만 걸어온 관료적 마인드로는 불가능하다"고 공격했다.

국민의힘 주자들도 한 시장의 흠집을 파고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 예비후보는 지난 14일 출마선언에서 "1천500년의 역사도시 청주가 활력을 잃고 정체돼 있다"며 "세대교체를 이룰 수 있는 젊은 시장으로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진현 예비후보는 "관료 출신이 번갈아 시장직을 맡으면서 생동감을 잃은 도시, 갈 곳이 없는 도시가 됐다"고 비판했고, 최현호 예비후보는 "행정만능주의, 정부 눈치만 보는 소극행정, 시민을 무시하는 불통행정을 한다"고 한 시장을 꼬집었다.

이들의 집중포화는 역대 선거에서 연임을 불허한 표심을 자극하는 동시에 스스로를 '대안'으로 부각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지역의 시민사회단체 한 인사는 "이번 선거는 현직 프리미엄에 맞서는 젊은 후보들의 세대교체 승부수가 얼마나 표심을 파고들지가 관전 포인트"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출범한 지 8년 된 통합청주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누가 더 새로운 비전과 발전 전략을 제시하느냐도 표심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