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레고랜드 vs 부산 롯데월드, 어디로 가실래요? [최원철의 미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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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머니이스트
부산에 롯데월드가 새로 개장했습니다. 강원도 춘천에는 레고랜드가 개장한다고 하네요. 경기도 화성에서도 테마파크 조성이 추진된다고 합니다. 과연 어떤 곳이 인기를 얻을까요.
그 대답을 일본에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일본 나고야 레고랜드에 견학을 갔다가 관계자에게 "이렇게 작고 비싼데 관광객이 오냐"는 질문을 한 적이 있습니다. 이런 대답이 돌아오더군요. "아이들에게 물어보세요. '레고랜드 갈래, 유니버셜스튜디오 갈래?' 이렇게 물어보면 대부분 레고랜드 간다고 합니다."
오사카 유니버셜스튜디오는 5조원을 투자해서 만들었고, 자유이용권 가격이 8만원입니다. 나고야 레고랜드는 3500억원을 들여 만들었고 자유이용권이 7만원입니다. 투자비는 10분의 1이 되지 않고 규모도 작은데다 자유이용권 요금마저 비슷하지만, 확실한 테마가 있기에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단순히 놀이기구를 탄다는 식의 접근을 해선 안 됩니다. 유니버셜스튜디오는 유니버셜픽쳐스 영화인 '쥬라기공원', '스파이더맨', '베트맨' 등을 테마로 하는 놀이기구와 음식점들이 있습니다. 레고랜드도 어린이들이 가지고 놀며 성장하는 레고를 테마로 삼았구요. 미키마우스를 비롯한 디즈니 영화 주인공, 마블의 히어로들이 모인 디즈니랜드도 대표적인 테마파크 입니다. 이러한 곳들에서는 비슷한 놀이기구를 타더라도 테마에 따라 완전히 다른 경험을 줍니다. 국내의 상황은 어떤가요. 국내에는 에버랜드, 롯데월드를 포함 100여개의 워터파크가 개장되었는데, 전부 다 적자라고 합니다. 물론 지난 2년간은 코로나 때문에 운영이 어려웠던 점도 있지만, 일본과 중국, 싱가포르 등 가까운 해외에 디즈니랜드 등 너무나 많은 경쟁자가 있습니다. 저가항공(LCC)의 급증으로 해외 테마파크를 가는 비용도 저렴해져 국내 테마파크의 입지는 나날이 좁아지는 형국입니다.
확실한 테마가 없다는 점도 국내 테마파크의 문제입니다. 테마가 없으니 놀이동산 오시는 분들 대상으로 각종 카드할인 이벤트하면서 겨우 입장객을 유치하고 있죠. 디즈니랜드나 유니버셜스튜디오, 레고랜드에 입장 할인권 자체가 없는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국내 테마파크의 수익성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부산 롯데월드, 춘천 레고랜드가 도전장을 냈고 신세계도 4조원 이상 투자해 화성에 테마파크를 만든다고 합니다. 어떤 테마파크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지, 어떻게 자신만의 고유한 테마를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할 시점입니다. 국내에는 지속 가능한 관광용 테마가 없었습니다. 방송에서 사진촬영 명소로 천사 날개 벽화를 보여주니 200개 넘는 지역에서 천사 날개 벽화를 따라 그렸습니다. 출렁다리가 유명해지니 경쟁적으로 만들어져 벌써 100개가 넘습니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벽화나 다리가 관광객을 끌어모을 수 있을까요.
그런 의미에서 춘천 레고랜드는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단순한 놀이기구야 어디에 가든 볼 수 있지만, 레고로 만들어진 세상을 만날 수 있는 곳은 레고랜드 뿐이니 말입니다. 교육용 테마도 갖추고 있기에 많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단체로 방문하고 휴일에는 가족단위 방문객도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 관광객이 늘어나면 지역 경제도 살아나겠죠.
확실한 랜드마크적 테마 상품이 하나만 있어도 그 지역 전체가 큰 효과를 보게 됩니다. 각 시도마다 예산을 쪼개 여러가지를 만드는 것 보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지속 가능한 테마 하나를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이제는 관광에서도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특임교수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그 대답을 일본에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일본 나고야 레고랜드에 견학을 갔다가 관계자에게 "이렇게 작고 비싼데 관광객이 오냐"는 질문을 한 적이 있습니다. 이런 대답이 돌아오더군요. "아이들에게 물어보세요. '레고랜드 갈래, 유니버셜스튜디오 갈래?' 이렇게 물어보면 대부분 레고랜드 간다고 합니다."
오사카 유니버셜스튜디오는 5조원을 투자해서 만들었고, 자유이용권 가격이 8만원입니다. 나고야 레고랜드는 3500억원을 들여 만들었고 자유이용권이 7만원입니다. 투자비는 10분의 1이 되지 않고 규모도 작은데다 자유이용권 요금마저 비슷하지만, 확실한 테마가 있기에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단순히 놀이기구를 탄다는 식의 접근을 해선 안 됩니다. 유니버셜스튜디오는 유니버셜픽쳐스 영화인 '쥬라기공원', '스파이더맨', '베트맨' 등을 테마로 하는 놀이기구와 음식점들이 있습니다. 레고랜드도 어린이들이 가지고 놀며 성장하는 레고를 테마로 삼았구요. 미키마우스를 비롯한 디즈니 영화 주인공, 마블의 히어로들이 모인 디즈니랜드도 대표적인 테마파크 입니다. 이러한 곳들에서는 비슷한 놀이기구를 타더라도 테마에 따라 완전히 다른 경험을 줍니다. 국내의 상황은 어떤가요. 국내에는 에버랜드, 롯데월드를 포함 100여개의 워터파크가 개장되었는데, 전부 다 적자라고 합니다. 물론 지난 2년간은 코로나 때문에 운영이 어려웠던 점도 있지만, 일본과 중국, 싱가포르 등 가까운 해외에 디즈니랜드 등 너무나 많은 경쟁자가 있습니다. 저가항공(LCC)의 급증으로 해외 테마파크를 가는 비용도 저렴해져 국내 테마파크의 입지는 나날이 좁아지는 형국입니다.
확실한 테마가 없다는 점도 국내 테마파크의 문제입니다. 테마가 없으니 놀이동산 오시는 분들 대상으로 각종 카드할인 이벤트하면서 겨우 입장객을 유치하고 있죠. 디즈니랜드나 유니버셜스튜디오, 레고랜드에 입장 할인권 자체가 없는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국내 테마파크의 수익성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부산 롯데월드, 춘천 레고랜드가 도전장을 냈고 신세계도 4조원 이상 투자해 화성에 테마파크를 만든다고 합니다. 어떤 테마파크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지, 어떻게 자신만의 고유한 테마를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할 시점입니다. 국내에는 지속 가능한 관광용 테마가 없었습니다. 방송에서 사진촬영 명소로 천사 날개 벽화를 보여주니 200개 넘는 지역에서 천사 날개 벽화를 따라 그렸습니다. 출렁다리가 유명해지니 경쟁적으로 만들어져 벌써 100개가 넘습니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벽화나 다리가 관광객을 끌어모을 수 있을까요.
그런 의미에서 춘천 레고랜드는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단순한 놀이기구야 어디에 가든 볼 수 있지만, 레고로 만들어진 세상을 만날 수 있는 곳은 레고랜드 뿐이니 말입니다. 교육용 테마도 갖추고 있기에 많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단체로 방문하고 휴일에는 가족단위 방문객도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 관광객이 늘어나면 지역 경제도 살아나겠죠.
확실한 랜드마크적 테마 상품이 하나만 있어도 그 지역 전체가 큰 효과를 보게 됩니다. 각 시도마다 예산을 쪼개 여러가지를 만드는 것 보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지속 가능한 테마 하나를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이제는 관광에서도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특임교수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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