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전국 집값이 5주간의 하락세를 멈추고 보합권에 접어들었다. 수도권 집값 하락 폭이 줄어들었고, 지방에선 상승 폭이 유지되면서다. 서울은 강북과 강남의 집값 온도 차가 뚜렷하다. 강남권 재건축 등 기대감에 상승세로 돌아섰지만, 강북권은 여전히 하락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31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동향에 따르면 3월 넷째 주(28일) 기준 전국 아파트값은 보합(0.00%)을 기록했다. 지난 2월 셋째 주(21일) 하락으로 돌아선 전국 집값은 5주 연속 0.01~0.02%의 하락세를 유지하다 보합으로 전환했다.

수도권 집값이 0.02% 내렸는데, 전주(-0.03%)보다 하락 폭이 소폭 완화됐다. 수도권 집값은 지난 1월 마지막 주(31일) 0.02% 내려 하락세를 시작한 이후 이달 들어서는 –0.03%로 낙폭을 확대했다. 3주 동안 지속된 낙폭은 이번 주 소폭 줄어들었다.

서울은 0.01% 떨어져 전주와 동일했다. 지역 간의 ‘온도 차’는 극명하게 갈렸다. 서초·강남·송파·강동 등 강남 4구 집값은 보합 내지는 상승을 기록했다. 서초구와 강남구는 각각 0.01% 올라 전주와 같았고, 송파구 역시 보합(0.01%)으로 전주와 동일했다. 강동구는 전주(-0.01%)보다 상승해 보합으로 올라섰다.

한강 변을 따라 들어선 신축과 규제 완화 기대감이 있는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신고가가 발생하면서 상승세가 지속하면서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아파트 전경. 사진=한경DB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아파트 전경. 사진=한경DB
서초구 반포동에 있는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129㎡는 지난 24일 63억원에 거래됐다. 마지막 거래인 지난해 6월 51억원보다 12억원 치솟았다.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개포우성1단지’ 전용 158㎡는 지난 19일 51억원에 팔려 신고가를 새로 썼고, 압구정동에 있는 ‘신현대11차’ 전용 183㎡도 이달 59억5000만원에 손바뀜해 직전 신고가보다 7억5000만원 급등했다.

반면 강북권은 아직은 조용한 상황이다.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 이전 소식이 전해진 용산구가 0.01% 올라 전주(-0.01%)에서 0.02%포인트 뛰었지만 강북구(-0.03%), 도봉구(-0.03%), 노원구(-0.02%), 중랑구(-0.02%) 등은 하락세가 지속되는 모양새다.

대출 규제가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금리가 꾸준히 오르는 상황에서 대출을 통한 아파트 매매 수요가 많았던 강북권 집값이 쉽게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경기도 집값은 0.02% 떨어졌는데 전주(-0.03%)보단 줄어들었다. 고양 일산서구(0.03%), 일산동구(0.03%) 등 재건축 등 정비사업 기대감이 있는 일부 지역이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낙폭이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전반적으로 매물이 쌓여있는 등의 영향으로 하락세는 지속되고 있다. 인천 역시 0.02% 내려 전주와 동일한 하락 폭을 기록했다. 서구(0.02%) 등이 상승했지만 인천 집값을 이끄는 연수구(-0.07%) 등은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방 집값은 0.01% 올라 전주와 동일했다. 5대 광역시 집값은 0.03% 내려 전주 낙폭을 유지했고, 8개도 집값은 0.04% 상승해 전주와 같았다.
사진=뉴스1
사진=뉴스1
전셋값은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0.01% 내려 전주(-0.02%)보다 낙폭이 줄었다. 수도권은 0.04% 하락해 전주와 같았지만, 서울은 0.02% 떨어져 전주(-0.03%)보다 소폭 완화됐다.

강남권 전셋값 하락세가 둔화했다. 서초구와 강남구, 송파구, 강동구 등 강남 4구 전셋값은 모두 0.01% 하락을 기록했다. 서초구와 강남구는 전주보다 하락세가 둔화했다. 재건축과 상대적으로 중저가 단지들에 대한 전세 문의가 늘어나면서다. 강북 전셋값도 하락 속도가 줄고 있다. 성북구(-0.03%), 강북구(-0.02%), 노원구(-0.01%) 등은 전주보다 낙폭이 줄어들었다.

대부분 지역에서 매물이 누적되면서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봄 이사철 수요와 은행권 대출한도 확대 등으로 전세 문의가 늘어나면서 서울 전체 하락 폭이 줄어들었다는 게 한국부동산원의 설명이다.

인천 전셋값은 하락폭이 줄었다. 인천 전셋값은 0.11% 떨어졌는데 전주(-0.13%)보다 일부 완화됐다. 동구(0.07%)는 상대적으로 중저가 인식이 있는 만석동과 화수동 위주로 상승했다. 연수구(-0.38%)는 송도국제도시 대단지 위주로 매물이 쌓이면서 하락 거래가 나오고 있고, 서구(-0.21%)는 신규 입주 물량 영향이 있는 청라국제도시와 검단신도시를 중심으로 떨어졌다. 경기도는 0.03% 내려 전반적인 하락세가 지속됐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