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간을 포함해 세계 60대 금융회사가 석탄 석유 가스 등 화석연료업체에 7420억달러(약 900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탄소 배출 감축에 동참하겠다’는 약속에 역행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FT는 비영리 환경단체인 열대우림행동네트워크(RAN)의 연례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해 60대 금융회사가 화석연료업체에 제공한 자금은 1년 전(7500억달러)보다 조금 줄어들었을 뿐”이라고 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화석연료업체에 대한 대출은 미국 은행이 주도했다. JP모간 웰스파고 씨티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지원 규모가 큰 상위 네 곳의 금융회사가 모두 미국 은행이었다. 이들은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결성한 금융권 단체인 넷제로뱅킹얼라이언스의 회원이다. 이 단체는 지난해 11월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탄소중립을 위해 130억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제임스 바카로 기후안전대출네트워크 이사는 “은행들의 기후 공약과 대조적으로 화석연료회사에 대한 자금 제공은 여전히 상당하다”며 “긍정적으로 생각할 것은 거의 없다”고 비판했다.

화석연료 시장의 가장 큰 돈줄은 JP모간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JP모간이 화석연료업체에 대출한 금액은 617억달러에 달했다. 1년 전보다 100억달러 증가했다. JP모간은 지난 6년간 러시아 국영 에너지회사 가스프롬의 주거래 은행이었다. 웰스파고(462억달러) 씨티(410억달러) 뱅크오브아메리카(320억달러)가 뒤를 이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