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 창원 LG 스마트파크 1층 로비에 설치된 대형 사이니지. 제조 공정을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LG전자 제공
경상남도 창원 LG 스마트파크 1층 로비에 설치된 대형 사이니지. 제조 공정을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LG전자 제공
세계경제포럼(WEF)이 31일 LG전자의 생활가전 생산기지인 경남 창원 LG 스마트파크를 ‘등대공장(Lighthouse Factory)’으로 선정했다.

WEF는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디지털트윈(Digital twin) 등의 신기술이 적용된 생산기지 중 다른 기업에 벤치마킹 사례가 될 만한 곳을 골라 등대공장으로 지정하고 있다. 어두운 바닷길을 밝히는 등대처럼 다른 기업에 제조업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는 의미다. WEF는 2018년부터 전 세계 공장을 심사해 매년 두 차례씩 선발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포스코(2019년)와 LS일렉트릭(2021년)이 등대공장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다.

LG 스마트파크는 LG그룹의 제조 노하우를 총동원한 공장으로 꼽힌다. 냉장고를 생산하는 LG 스마트파크 1층 로비 오른쪽 벽면엔 발광다이오드(LED) 사이니지 18장으로 만든 대형 화면이 자리 잡고 있다. 임직원들은 이 화면을 ‘버추얼 팩토리’(가상 공장)로 부른다. 냉장고 생산을 위한 부품 이동과 재고 상황 등 실제 공장의 가동 상황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어서다.

LG전자는 디지털트윈 등의 신기술을 활용해 지능형 공정 시스템과 연계한 버추얼 팩토리를 개발했다. 30초마다 공장 안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10분 뒤 생산라인을 예측하고 부품과 소재를 적시에 공급한다. 또 데이터 딥러닝으로 제품의 불량 가능성이나 생산라인의 설비 고장 등을 사전에 감지해 알려준다.

최대 30㎏의 자재를 이송할 수 있는 고공 컨베이어도 LG 스마트파크의 명물로 꼽힌다. PCB 기판, 도어 힌지, 정수기 필터 등 냉장고 소형 부품이 담긴 상자를 물류 엘리베이터를 통해 고공으로 올린 후 컨베이어를 활용해 부품이 필요한 작업 구간으로 자동 배송한다.

LG 스마트파크는 AI가 탑재된 로봇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위험하거나 까다로운 작업 중 상당수가 로봇의 몫이다. 용접 공정이 대표적인 사례다. 용접이 필요한 위치를 파악하는 것부터 냉매 누설 여부 확인까지 모든 공정을 로봇이 처리한다. 20㎏에 달하는 냉장고 문을 들어 본체와 조립하는 공정 역시 로봇이 담당하고 있다.

LG전자는 스마트파크 구축으로 생산성을 20% 높였다. 새로운 냉장고 모델 생산을 위한 라인 개발 및 구축 기간도 30%가량 줄었다. 회사 관계자는 “디지털트윈과 로봇 등의 신기술을 도입한 덕에 다품종 소량 생산이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LG 스마트파크에서는 색상과 크기가 제각각인 냉장고 모델 58종을 한 라인에서 동시에 생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