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택 청년에게 매달 20만원의 월세를 지원하는 청년월세 지원 사업이 4월부터 시작된다. 청년층 주거비용 부담을 낮추기 위해 정부가 현금을 직접 지원하는 제도다. 정부의 인위적인 월세 지원이 자칫 월세 수요를 부추겨 임대료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31일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4월 청년월세 한시 특별지원 사업 공고를 내고 신청을 받는다. 청년월세 지원 사업은 청년기본법상 청년인 만 19~34세 중 월세로 거주하는 무주택자에게 1년간 매달 20만원씩 지급한다. 4월부터 내년 4월까지 1년간 신청을 받고 2024년 9월 이내에 지급을 완료하는 한시 사업으로 설계됐다.

청년 본인의 소득이 기준중위소득의 60% 이하이고, 원가구 소득이 중위소득 100% 이하인 경우에 신청 가능하다. 올해 1인 가구의 기준중위소득이 월 182만7831원인 것을 감안하면 본인 소득이 월 110만원 이하인 경우가 해당한다. 원가구 소득은 4인 가구 기준 월 487만6290원 이하여야 한다.

거주 주택의 임차보증금이 5000만원 이하, 월세 60만원 이하를 충족해야 하는 조건도 있다. 단, 월세가 60만원을 넘더라도 보증금이 5000만원 이하면 월세 환산액과 월세를 합해 70만원 이하인 경우 지원 가능하다. 정부는 이 같은 조건을 충족하는 청년이 15만2000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올해 배정 예산은 3002억원으로 정부와 지자체가 나눠 부담한다.

이 사업은 청년의 주거 안정에 초점을 맞췄지만 정책 목표와 달리 시장 왜곡을 불러와 오히려 임대료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란 반론도 나온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최근 내놓은 ‘청년월세 지원 사업 사업계획 적정성 검토보고서’에서 송경호 조세연 부연구위원은 “월세에 대한 현금 지원은 주택 수요를 증가시켜 임대료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부모와 함께 거주하거나 전세로 거주 중인 청년이 이 사업의 지원을 받기 위해 새로운 월세 주택을 구할 경우 주택 수요가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송 위원이 2017~2019년의 주거실태 조사를 통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월세 부담이 20만원 낮아질 경우 부모와 동거하지 않는 비동거 비율이 최대 3.0%포인트 상승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세연은 또 월세가 비싼 도시 지역과 다른 지역 거주자 간 차이를 고려하지 않고 일괄적으로 동일한 금액을 지원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고 봤다. 주거급여 제도에서처럼 지역을 1~4급지로 나누고 차등 지원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