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정심에 소위원회 설치…급여 신설·변경, 본인부담금 조정 등 신속 논의
팬데믹 상황서 건강보험 신속 대응…'재난대응 매뉴얼' 수립
정부가 감염병 대유행(팬데믹) 등 재난 상황에서 건강보험이 예방·진단·치료 전 과정에서 신속하게 정책을 수립할 수 있도록 '건강보험 재난 대응 매뉴얼'을 수립했다.

보건복지부는 31일 건강보험 최고의결기구인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에 대응 매뉴얼 제정안을 보고했다.

복지부는 "건강보험은 올해 2월까지 코로나19 대응에 약 3조7천억원을 지원하는 등 환자와 의료기관의 어려움을 최소화하는 역할을 수행했으나, 앞으로의 재난 대응을 위해서는 건강보험 차원의 비상계획(컨틴전시 플랜, Contingency Plan) 수립이 필요하다는 요청에 따라 의사결정 체계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매뉴얼에 따르면, 정부는 건정심 산하에 소위원회를 두고 재난으로 인한 질병과 부상 등 국민 건강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건강보험 요양급여기준 신설·변경, 본인부담금 조정 등을 신속하게 논의한다.

매뉴얼은 재난안전법에서 규정하는 자연재난·사회재난 중 건강 위해 발생 가능성이 높고 대규모 의료수요 발생이 예측되는 재난에 대해 우선 적용하고, 건강보험은 위기경보단계나 유입·발생 양상, 전개 속도 등 재난 파급효과와 보건의료시스템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대응 활동을 수행한다.

복지부는 "명확한 매뉴얼 하에서 유연하게 정책을 결정해 앞으로 코로나19 상황 변화에도 적절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앞서 해외에서도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건강보험상 특별 의사결정 절차가 가동된 사례들이 많다.

미국은 사회보장법에서 공중보건 위기상황 선포 시, 일정 영역의 제도적 규제를 보건복지부 장관이 완화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코로나19 환자의 입원 비용 등을 인상했다.

일본은 코로나19 상황에서 중앙사회보험의료협의회 자문 없이 선제적으로 중증환자 입원료 2배 인상, 산소요법 필요 환자의 응급의료 가산 인상 등 건강보험 수가를 조정하고, 협의회에 사후 보고했다.

한편, 이날 건정심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건정심 사무지원국을 설치하는 운영 규정을 의결했다.

또 연간 재정 소요가 일정액 이상인 경우 건정심 의결을 거치도록 건정심 안건 상정 기준을 명확히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