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3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정책의원총회에서 송영길 전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3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정책의원총회에서 송영길 전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에서 송영길 전 대표를 서울시장 선거에 차출하자는 요구가 나오는 가운데 서울 지역 의원들이 집단 반대에 나섰다.

민주당 서울지역 의원들은 31일 의원총회가 끝난 뒤 송영길 전 대표의 서울시장 후보 차출론 등 지방선거에 관한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남인순 의원이 제안한 것으로 알려진 이 회동에는 20명 가까운 의원들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의 회동은 송 전 대표가 의총에서 기자들을 만나 차출론과 관련해 "내일 정도에는 아무튼 결정하려고 한다"고 말한 직후 이뤄졌다. 회동에서는 송 전 대표의 차출론이 나오는 것에 불만과 우려가 쏟아졌다는 것이 참석자들의 전언이다.

지난 대선에서는 패배했지만, 서울시장 선거는 해볼 만한 구도인 상황에서 지역구가 서울이 아닌 송 전 대표가 전략공천되면 이길 수 없다는 것이 이들의 시각이다. 회동에 참석하지 못한 일부 의원들도 전화로 동조의 뜻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석 의원은 "경쟁력이 가장 높은 분을 후보로 모셔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며 "당 차원에서 여론조사를 해서 경쟁력을 알아보자는 의견이 많았다"고 말했고 다른 의원은 "매번 반성한다 쇄신한다 해놓고 차출로 같은 사람을 내놓으면 국민들이 어떻게 보겠나"고 꼬집었다.

서울지역 의원들은 회동에서 모인 입장을 비대위 및 송 전 대표에 각각 전달키로 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장 공천 문제를 놓고 당이 내홍에 휩싸일 우려도 제기된다.

앞서 당내에서는 서울시장 후보 인물난을 이유로 송 전 대표에 대한 출마 요구가 나왔다. 이재명 전 지사의 핵심 측근인 정성호·김남국 의원이 송 전 대표를 만나면서 송 전 대표 차출론에 힘이 실리는 모습이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