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맥주' 잘 될까?"… 주류업계 심드렁한 이유 [박종관의 食코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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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L&B가 신제품 '레츠 프레시 투데이(레츠)'를 선보이며 발포주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신세계L&B는 발포주 출시를 시작으로 와인수입사를 넘어 종합주류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입니다. 롯데칠성음료, 하이트진로를 견제할 새로운 주류 대기업이 탄생할 수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주류업계에선 별다른 위기감을 느끼지 못하는 분위기입니다. 레츠의 성공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레츠는 2017년 하이트진로가 국내 시장에 처음 선보인 발포주 '필라이트'의 아류작입니다. 신세계L&B는 "레츠는 보리 함량을 높여 기존 발포주와 차이가 나는 맛을 구현했다"고 주장하지만 레츠의 보리 맥아 함량(9%)은 필라이트(9.9%)보다도 낮습니다.
전체 보리(보리+보리 맥아) 함량이 기존 발포주보다 높긴 하지만 보리 함량이 높다고 맥주 맛이 좋은 것은 아닙니다. 맥주의 주 원료는 보리의 싹을 틔어 건조시킨 보리 맥아입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맥주의 원료로서 보리와 보리 맥아는 전혀 다른 개념"이라며 "보리 함량이 높다는 것은 맛과 연관성 보다는 소비자의 이목을 끌기 위한 마케팅 수단"이라고 말했습니다.
신세계L&B는 가정시장을 넘어 일반 술집 등 유흥시장도 적극 공략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이 역시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주류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입니다. 영업력이 기존 업체들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데다 유흥시장에선 캔맥주가 아닌 병맥주가 주로 소비되기 때문입니다. 신세계L&B는 당분간 레츠를 캔맥주 형태로만 판매할 계획입니다.
신세계L&B 내부에서도 레츠의 성공 가능성을 높게 보진 않습니다. 올해 레츠의 판매 목표는 100억원. 지난해 국내 발포주 시장 규모가 3600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약 3%를 차지하겠다는 얘기입니다. 이정도 판매량으론 레츠 출시를 위해 투입한 광고·마케팅 비용도 회수하기 어려운 수준입니다.
내부에선 "레츠와 정용진 부회장을 연관시키지 말라"는 얘기도 나옵니다. 이마트의 자회사인 신세계푸드가 선보이는 '노브랜드버거'와 '노브랜드피자' 등은 '용진이형' 키워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홍보했지만 레츠는 예외입니다. 레츠의 실패가 정 부회장의 실패로 연결되는 게 부담스럽기 때문입니다. 정 부회장은 2016년 제주소주를 190억원에 인수하고, '푸른밤' 소주를 출시하는 등 소주 시장에 도전했지만 쓰라린 실패의 아픔을 맛본 경험이 있습니다.
'용진이형' 맥주지만 '용진이형' 맥주라고 부를 수 없는 레츠는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요.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홈술' 열풍으로 와인 판매량을 크게 늘리며 사세를 키운 신세계L&B가 레츠의 성공을 발판 삼아 종합주류기업을 성장할 수 있을 지 관심이 주목됩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하지만 주류업계에선 별다른 위기감을 느끼지 못하는 분위기입니다. 레츠의 성공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레츠는 2017년 하이트진로가 국내 시장에 처음 선보인 발포주 '필라이트'의 아류작입니다. 신세계L&B는 "레츠는 보리 함량을 높여 기존 발포주와 차이가 나는 맛을 구현했다"고 주장하지만 레츠의 보리 맥아 함량(9%)은 필라이트(9.9%)보다도 낮습니다.
전체 보리(보리+보리 맥아) 함량이 기존 발포주보다 높긴 하지만 보리 함량이 높다고 맥주 맛이 좋은 것은 아닙니다. 맥주의 주 원료는 보리의 싹을 틔어 건조시킨 보리 맥아입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맥주의 원료로서 보리와 보리 맥아는 전혀 다른 개념"이라며 "보리 함량이 높다는 것은 맛과 연관성 보다는 소비자의 이목을 끌기 위한 마케팅 수단"이라고 말했습니다.
신세계L&B는 가정시장을 넘어 일반 술집 등 유흥시장도 적극 공략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이 역시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주류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입니다. 영업력이 기존 업체들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데다 유흥시장에선 캔맥주가 아닌 병맥주가 주로 소비되기 때문입니다. 신세계L&B는 당분간 레츠를 캔맥주 형태로만 판매할 계획입니다.
신세계L&B 내부에서도 레츠의 성공 가능성을 높게 보진 않습니다. 올해 레츠의 판매 목표는 100억원. 지난해 국내 발포주 시장 규모가 3600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약 3%를 차지하겠다는 얘기입니다. 이정도 판매량으론 레츠 출시를 위해 투입한 광고·마케팅 비용도 회수하기 어려운 수준입니다.
내부에선 "레츠와 정용진 부회장을 연관시키지 말라"는 얘기도 나옵니다. 이마트의 자회사인 신세계푸드가 선보이는 '노브랜드버거'와 '노브랜드피자' 등은 '용진이형' 키워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홍보했지만 레츠는 예외입니다. 레츠의 실패가 정 부회장의 실패로 연결되는 게 부담스럽기 때문입니다. 정 부회장은 2016년 제주소주를 190억원에 인수하고, '푸른밤' 소주를 출시하는 등 소주 시장에 도전했지만 쓰라린 실패의 아픔을 맛본 경험이 있습니다.
'용진이형' 맥주지만 '용진이형' 맥주라고 부를 수 없는 레츠는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요.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홈술' 열풍으로 와인 판매량을 크게 늘리며 사세를 키운 신세계L&B가 레츠의 성공을 발판 삼아 종합주류기업을 성장할 수 있을 지 관심이 주목됩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