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18세기 사교·창업 공간 '커피 하우스'…애덤 스미스 '국부론' 탄생하기도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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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아프리카 대륙에서 세계로 이주했습니다. 커피도 그렇답니다. 에티오피아가 커피 원산지죠. 인류와 인류가 가장 사랑하는 음료가 같은 대륙에서 시작됐다는 것, 참 신기합니다. 에티오피아 커피는 홍해 건너편 예멘으로 이동했습니다. 커피는 모카 항구를 통해 유럽 쪽으로 북상해 번져갔습니다. 에티오피아 커피와 예멘 커피가 모카커피라고 불린 이유죠.
아랍권에서 큰 성공을 거둔 커피는 12~13세기 십자군 군사를 통해 유럽으로 확산했습니다. 커피가 크게 인기를 끈 곳은 16세기 터키였다고 합니다. 커피 카페인의 각성 효과와 몸과 정신을 깨우는 듯한 묘한 효과 탓이었지요. 사실 카페인은 커피나무가 자신을 지키기 위해 품은 자연 살충제의 일종입니다. 커피 열매가 익어서 떨어지면 나무 주변에 벌레가 붙지 않고 잡초도 잘 자라지 않는다고 합니다.
17세기 들어 커피는 유럽에서 종교적 저항을 맞습니다. 커피는 아랍, 즉 이슬람 음료, 이교도 음료, 사탄의 음료라는 것이었어요. 당시 커피를 즐겼던 교황 클레멘트 8세가 혼란을 정리했습니다. ‘사탄의 음료’를 금지해달라는 청원에 교황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훌륭한 음료를 이교도만 마시도록 하는 것은 참으로 애석한 일이다. 앞으로 기독교들의 진정한 음료가 되어 악마의 콧대를 꺾어놓도록 내가 주의 이름으로 커피에 세례를 주노라.”
교황의 세례가 나온 무렵 유럽에서 커피 문화가 꽃피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커피하우스가 등장합니다. 이탈리아 베네치아에 ‘Cafe’라는 이름을 가진 커피하우스가 등장했습니다. 브리티시 런던 커피하우스, 런던 로이즈 커피하우스는 대표적인 곳입니다. 이곳은 사교장, 학회, 창업센터 같은 역할을 했습니다. 철학자와 사상가, 사업가들이 모이는 명소(名所)였죠. 계몽 철학자들이 모여 토론하고, 정치 사상가들이 사회 변혁을 말하고, 기업가들이 사업을 구상하고 정보를 교환하는 장소가 된 겁니다.
예를 들어 애덤 스미스는 브리티시 런던 커피하우스에서 《국부론》 집필 아이디어를 친구들에게 설명했고 커피를 홀짝이며 원고를 쓰기도 했습니다. 사업가들은 런던 로이즈 커피하우스에 모여 해상보험의 필요성을 논의했고 결국 이것이 보험업의 시초가 됐습니다. 훗날 이곳은 런던증권거래소가 되었습니다.
프랑스 정치인 탈레랑과 사상가 장 자크 루소, 나폴레옹, 베토벤, 바흐는 지독한 커피광이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탈레랑은 커피를 두고 “악마같이 검으나 천사같이 순수하며 지옥같이 뜨거우나 키스처럼 달콤하다”고 했어요. 루소는 죽음을 앞두고 “아, 이제 더 이상 커피잔을 들 수 없구나”라고 했답니다. 유럽 대륙을 정복한 나폴레옹 역시 커피 중독자였습니다. 아침에 커피가 없으면 일어나지 않았고 하루에 10잔 이상을 마셨다고 합니다. 그는 무명일 때 돈이 없어서 커피를 못 마시자, 자기 모자를 맡기고 커피를 사 먹었다는 일화도 있습니다.
음악의 아버지인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 역시 커피 마니아였습니다. 커피를 얼마나 좋아했으면 ‘커피 칸타타’(커피를 노래한다는 뜻)라는 익살스러운 곡을 지었겠습니까? 바흐는 “커피는 천 번의 키스보다 감미롭고 머스캣 와인보다 달콤하다”고 했어요. 베토벤은 정확하게 60개의 커피 원두를 고른 뒤 갈아서 커피를 내렸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카페가 커피만 마시는 곳은 아닙니다. 말로 표현하기 힘든 자유의 시간과 공간감을 주는 곳입니다. 우리는 도서관보다 카페에서 책을 읽고 글을 쓰고 공부도 합니다. 노트북으로 영화를 보고 친구와 화상대화도 하죠. ‘스세권’(주거권역에 스타벅스가 있다는 뜻)이라는 말은 유명 커피 전문점이 주변 문화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표현해줍니다. 역세권보다 스세권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죠. 커피 전문점은 단순히 상품을 파는 게 아니라 나이키, 애플, BTS처럼 당대의 문화를 공유합니다. 아프리카에서 시작된 커피. 지구를 한 바퀴 돌아 지금 한국에서 문화적으로, 산업적으로 번창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호모 커피홀릭 시대’의 한복판에 있는 듯합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여러분도 커피와 카페를 좋아하게 될지 모릅니다. 커피를 너무 많이 마시면 잠을 못 잘 수도 있지만요!
고기완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2.커피하우스가 18~19세기 어떤 역할을 했는지 알아보자.
3.커피 예찬론자인 바흐가 작곡한 ‘커피 칸타타’를 들어보자.
아랍권에서 큰 성공을 거둔 커피는 12~13세기 십자군 군사를 통해 유럽으로 확산했습니다. 커피가 크게 인기를 끈 곳은 16세기 터키였다고 합니다. 커피 카페인의 각성 효과와 몸과 정신을 깨우는 듯한 묘한 효과 탓이었지요. 사실 카페인은 커피나무가 자신을 지키기 위해 품은 자연 살충제의 일종입니다. 커피 열매가 익어서 떨어지면 나무 주변에 벌레가 붙지 않고 잡초도 잘 자라지 않는다고 합니다.
17세기 들어 커피는 유럽에서 종교적 저항을 맞습니다. 커피는 아랍, 즉 이슬람 음료, 이교도 음료, 사탄의 음료라는 것이었어요. 당시 커피를 즐겼던 교황 클레멘트 8세가 혼란을 정리했습니다. ‘사탄의 음료’를 금지해달라는 청원에 교황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훌륭한 음료를 이교도만 마시도록 하는 것은 참으로 애석한 일이다. 앞으로 기독교들의 진정한 음료가 되어 악마의 콧대를 꺾어놓도록 내가 주의 이름으로 커피에 세례를 주노라.”
교황의 세례가 나온 무렵 유럽에서 커피 문화가 꽃피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커피하우스가 등장합니다. 이탈리아 베네치아에 ‘Cafe’라는 이름을 가진 커피하우스가 등장했습니다. 브리티시 런던 커피하우스, 런던 로이즈 커피하우스는 대표적인 곳입니다. 이곳은 사교장, 학회, 창업센터 같은 역할을 했습니다. 철학자와 사상가, 사업가들이 모이는 명소(名所)였죠. 계몽 철학자들이 모여 토론하고, 정치 사상가들이 사회 변혁을 말하고, 기업가들이 사업을 구상하고 정보를 교환하는 장소가 된 겁니다.
예를 들어 애덤 스미스는 브리티시 런던 커피하우스에서 《국부론》 집필 아이디어를 친구들에게 설명했고 커피를 홀짝이며 원고를 쓰기도 했습니다. 사업가들은 런던 로이즈 커피하우스에 모여 해상보험의 필요성을 논의했고 결국 이것이 보험업의 시초가 됐습니다. 훗날 이곳은 런던증권거래소가 되었습니다.
프랑스 정치인 탈레랑과 사상가 장 자크 루소, 나폴레옹, 베토벤, 바흐는 지독한 커피광이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탈레랑은 커피를 두고 “악마같이 검으나 천사같이 순수하며 지옥같이 뜨거우나 키스처럼 달콤하다”고 했어요. 루소는 죽음을 앞두고 “아, 이제 더 이상 커피잔을 들 수 없구나”라고 했답니다. 유럽 대륙을 정복한 나폴레옹 역시 커피 중독자였습니다. 아침에 커피가 없으면 일어나지 않았고 하루에 10잔 이상을 마셨다고 합니다. 그는 무명일 때 돈이 없어서 커피를 못 마시자, 자기 모자를 맡기고 커피를 사 먹었다는 일화도 있습니다.
음악의 아버지인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 역시 커피 마니아였습니다. 커피를 얼마나 좋아했으면 ‘커피 칸타타’(커피를 노래한다는 뜻)라는 익살스러운 곡을 지었겠습니까? 바흐는 “커피는 천 번의 키스보다 감미롭고 머스캣 와인보다 달콤하다”고 했어요. 베토벤은 정확하게 60개의 커피 원두를 고른 뒤 갈아서 커피를 내렸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카페가 커피만 마시는 곳은 아닙니다. 말로 표현하기 힘든 자유의 시간과 공간감을 주는 곳입니다. 우리는 도서관보다 카페에서 책을 읽고 글을 쓰고 공부도 합니다. 노트북으로 영화를 보고 친구와 화상대화도 하죠. ‘스세권’(주거권역에 스타벅스가 있다는 뜻)이라는 말은 유명 커피 전문점이 주변 문화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표현해줍니다. 역세권보다 스세권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죠. 커피 전문점은 단순히 상품을 파는 게 아니라 나이키, 애플, BTS처럼 당대의 문화를 공유합니다. 아프리카에서 시작된 커피. 지구를 한 바퀴 돌아 지금 한국에서 문화적으로, 산업적으로 번창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호모 커피홀릭 시대’의 한복판에 있는 듯합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여러분도 커피와 카페를 좋아하게 될지 모릅니다. 커피를 너무 많이 마시면 잠을 못 잘 수도 있지만요!
고기완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NIE 포인트
1.커피의 원산지와 확산 경로를 탐구해보자.2.커피하우스가 18~19세기 어떤 역할을 했는지 알아보자.
3.커피 예찬론자인 바흐가 작곡한 ‘커피 칸타타’를 들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