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자산운용이 미국 상장지수펀드(ETF) 전문 운용사의 지분 20%를 인수하고 2대 주주로 올라선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글로벌X를 인수한 뒤 고속 성장으로 업계 1위 자리를 위협하자 삼성자산운용도 글로벌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美 ETF 운용사 앰플리파이, 삼성자산, 지분 20% 인수
삼성자산운용은 미국 ETF 운용사 앰플리파이(Amplify) 지분 20%를 취득해 글로벌 ETF 사업 역량 강화에 나선다고 1일 발표했다.

2014년 10월에 설립된 앰플리파이는 블록체인(BLOK), 온라인리테일(IBUY), 고배당인컴(DIVO) 등의 ETF를 선보인 것으로 유명하다.

삼성자산운용은 아시아에서 앰플리파이 상품 독점 판매권을 갖는다. 국내에서는 상장이 막혀 있는 블록체인 관련 ETF도 해외 시장을 통해 선보일 가능성이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이미 홍콩 시장에 진출했다.

서봉균 삼성자산운용 대표는 “혁신적인 상품 개발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운용사와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시장 선도적인 ETF 상품을 한국 및 아시아에서 다양하게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삼성자산운용의 이번 결정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글로벌X 인수와 비슷한 행보다. 하지만 속도나 규모 면에서는 뒤처진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18년 미국 운용사인 글로벌X를 인수했다. 글로벌X의 당시 운용자산(AUM)은 105억달러(약 12조7000억원)였다. 리튬 ETF(LIT) 등 이색 상품이 인기를 끌며 지난해에는 AUM이 400억달러를 돌파했다. 앰플리파이의 지난해 기준 AUM은 5조2000억원 수준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글로벌X를 인수한 이후 다양한 상품을 쏟아냈다”며 “이번 인수를 계기로 해외주식형 등 ETF 시장을 둘러싼 양사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